[매일일보 전승완 기자]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지난 9일 열린 제106회 원자력안전위원회 회의에서 ‘한빛 1호기 사건 특별조사 결과 및 향후 조치계획(안)’을 심의·의결했으나, 전라북도와 전라북도의회는 13일 원안위의 이번 결정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원안위에 따르면, 지난 5월 10일 한빛원전 1호기 열출력 폭증 및 수동정지 지연 사건에 대한 중간조사 결과 발표 이후 계속된 핵연료 건전성, 제어봉 구동설비 건전성 조사 결과, 모두 건전한 것으로 확인되었고 원자력안전법 위반자에 대한 특별사법경찰의 수사결과 특정된 피의자에 대해서 기소의견으로 광주지검에 송치했다.
또한, 이번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해 4개분야 26개의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고, 한빛 1호기에 대해서는 이번에 주제어실 내부 영상기록장치(CCTV)를 먼저 설치한 후 재가동하기로 했다.
특별조사 결과 주요내용은, △핵연료 건전성 조사결과 모두 건전한 것으로 확인, △제어봉 구동설비 건전성 조사결과 △유동성 부유물질(크러드)에 의해 제어봉이 순간 고착됐던 것으로 확인, △안전문화 결여에 대한 조사결과 다수의 안전관련 절차 위반, 안전보다는 공정준수가 중시되는 조직문화, 운영개선프로그램 부실운영 등의 문제점 확인, △원자력안전법 위반 사항 조사 결과 원안법 위반자 기소의견으로 검찰 송치 등이 있다.
사건 원인은 △원전 주제어실(MCR)은 소수 근무자들만 근무하는 폐쇄된 공간으로 절차서 미준수 등의 관행이 만연하기 쉬운 환경, △운영기술지침서 또는 절차서 내용 숙지 등 발전소 운전원에 대한 교육 부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조직문화 결여로 인해 설계 안전성을 지나치게 확신하는 등 안전 불감증 만연, △한수원의 운영기술능력에 대한 규제기관의 검사체계가 미흡하고 원안위 현장대응능력이 부족하여 초기 상황파악 지연 등이 있다.
이와 관련해 전라북도와 전라북도의회의 입장은 한빛원전 1호기 열출력 폭증 및 수동정지 지연 사건은 계획예방정비를 마치고 원자로 특성 시험을 하던 중, 지난 5월 10 원자로 출력 제한치(5% → 18%)가 초과 돼 즉시 원자로를 정지시켜야 하나, 약 12시간 후인 같은 날 오후 10시 02분에서야 원자로를 수동 정지한 것은 원전 운영의 신뢰를 상실케 한 중대한 사건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관련 법령과 절차서 위반, 운전자 조작 미숙 등 인적오류가 주된 원인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한빛원전 운전 요원의 실수로 중대한 안전사고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었으나, 한빛원전 안전시스템이 작동되어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지난 9일 원안위에서는 총 4개 분야 26개 항목의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하였다 하면서 한빛1호기의 사용정지를 해제하고, 주제어실에 영상기록장치(CCTV) 설치가 완료되면 1호기 재가동을 허용키로 했다.
전라북도와 전라북도의회는 이러한 원안위의 한빛1호기 재가동 허용에 있어 과연 완벽한 안전이 확보됐는지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으며, 다시 한번 한빛원전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강력히 촉구했다.
전북도는 한빛 1호기 재가동 후 또 다른 중대한 사고가 발생하면 즉시 1호기를 영구 정지해야 하며, 한빛원전의 안전문화 결여가 심각한 수준임에도 주제어실 영상기록장치(CCTV)만을 설치하고 원전을 재가동하는 것에 큰 우려를 금할 수 없으며, 또 다른 중대한 사고 발생시 한수원과 원안위는 책임을 지고 1호기를 영구정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원자력발전소 이상상황 발생시 지자체 공무원들과 지역주민들에게 구체적 내용을 신속하게 전파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으며, 현재 한빛원전 운영과 관련한 소통 창구로 민간인이 포함된 원자력안전협의회가 있지만, 민감한 사안 발생시 방사선 비상계획구역 주민들과 더불어 광역 및 기초지자체 관련 공무원에게 구체적으로 사건 내용을 빠른 시간 내에 알리고 설명할 수 있도록 매뉴얼 보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정부는 방사선 비상계획구역에 포함되는 전라북도에 방재 인프라 구축을 위한 방재예산을 충분히 지원해 도민의 안전을 확보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한빛원전 방사선비상계획 면적과 인구를 보면 전북과 전남의 비율이 50:50이지만, 전북과 전남에 지원되는 원전 관련 예산이 너무나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2019년 한빛원전 관련 지자체 지원금을 추산해 보면, 전북이 약 25억원, 전남이 약 560억원 정도이며, 원전 소재지만 지역자원시설세를 부과·징수하는 불합리한 문제를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
원전 관련 방사능방재 주무부처인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도 방사능방재 훈련비만 지원할 것이 아니라, 방사선비상계획구역에 인프라 구축(방사선측정장비, 구호소 시설보강, 소개로 확충 등)을 위한 방재예산을 편성해서 지자체에 지원할 필요가 있다.
전라북도에 따르면 정부는 재발방지대책을 명확히 추진해 한빛원전의 완벽한 안전체계를 구축해야 하며, 이번 사건으로 수립한 4대 분야 26개 재발방지대책을 신속하고 명확하게 추진해, 완벽한 안전이 담보될 수 있도록 정부에 요청 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전라북도와 전라북도의회에서는 앞으로도 도민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한빛원전의 가동상태를 계속 면밀히 주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