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 등 오염물질 불법배출 산단기업 일부 대표를 국감 증인에서 제외한 이용주 의원은 여수시민에게 사과하라”
[매일일보 손봉선 기자] 여수시의회 여수산단 실태파악 특별위원회 위원 일동은 5일 “지역민들의 의사와 입장을 대변해야 할 우리지역 출신 국회의원이 불법을 자행한 산단기업 대표를 국감 증인에서 제외토록 요청하여 시민들의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입장문을 발표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용주 의원(무소속. 여수갑)은 지난달 25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이달 2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 대기환경오염물질 불법배출 조작사건 관련 대기업 대표들을 증인으로 출석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국회 산자중기위원회 국정감사에는 GS칼텍스 허세홍 대표이사와 엘지화학 신학철 대표이사, 한화케미칼 김창범 대표이사, 금호석유화학 문동준 사장, 롯데케미칼 임병연 부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주 의원은 “여수가 지역구인 의원으로서 여수산단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을 좌시할 수 없다. 공장장을 증인으로 불러 대책과 방안에 대해 확인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연루된 기업들의 결정권자가 직접 증인으로 출석해서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고, 재발방지에 대한 확답을 받기 위해서라도 대기업 대표들이 반드시 증인으로 나와야 한다”고 강조하기까지 하였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국감 당일인 2일 아침 GS칼텍스 허세홍 대표이사를 비롯한 일부 대기업 대표들이 증인 명단에서 빠지고 기업 실무진으로 증인들이 변경됐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허 대표가 해외출장 때문에 출석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용주 의원이 증인철회를 요청했고 이에 여야 간사들이 받아준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산단특위 위원들은 “더욱 통탄스러운 일은 이용주 의원의 요청으로 국감 증인에서 빠진 허 대표가 싱가포르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는 모습이 방송에 보도돼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는 점이다. 기업 대표들을 증인에서 빼준 경위를 둘러싸고 국민적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 모든 일의 중심에 서있는 이용주 의원은 국감 당일 증인들이 바뀐 경위에 대해 국민들께 상세히 밝혔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위원들은 “특히 큰 기대감을 가지고 이번 국감을 바라본 여수시민들에게 의혹을 소상히 해명하는 게 지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의 당연한 도리였다. 하지만 이 의원은 4일 밝힌 ‘2019 국정감사 증인 출석에 대한 입장문’에서 ‘GS칼텍스 허세홍 대표의 증인 불출석은 사전에 예정된 해외 회의 참석으로 양해를 구한 사안’이라며 허 대표의 입장을 대변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4월 여수산단 업체들의 대기오염물질 배출 조작사건이 드러난 이후 여수시의회 여수산단특위는 지난 5개월 동안 명확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여수산단의 30여 개 사업장을 직접 방문해 시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오염물질 불법배출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제대로 된 방안을 마련토록 적극 촉구했다. 또한 시의회 차원에서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등 기업대표들을 불러 대기오염물질 불법배출에 대한 대시민 사과와 대기환경 개선 노력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환경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기오염물질 배출 조작사건이 발각된 4월 이후에도 여수산단 대기업 공장들은 여전히 배출기준을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수산단특위 위원들은 “이런 연유로 여수시민들은 전 국민이 지켜보는 이번 국감 현장에서 대기업 대표들이 좀 더 책임감 있는 조치와 대책을 내놓기를 바랐다. 하지만 국감 증인들이 바뀌는 과정을 지켜보며 우리 시민들의 허탈감과 박탈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고 성토했다.
여수산단특위 위원들은 “자신이 장담한 대기업 대표들의 증인 출석을 스스로 뒤집어 증인 변경을 요청한 이용주 의원에게 큰 실망과 함께 강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여수시민의 기대와 신뢰를 저버린 이용주 의원의 각성하라. 첫째, GS칼텍스 대표이사 등 대기업 대표들을 국감 증인에서 빼준 경위에 대해 소상히 밝히라. 둘째, 지역민의 신뢰를 져버리고 불법을 자행한 산단 대표이사를 국감 증인에서 변경 요청한 행위에 대해 여수시민들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