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두절·잠수 폐업에 ‘보완 시스템’ 필요
[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 게임 및 소프트웨어(SW) 개발업을 영위하는 한 벤처기업 A대표는 지인 소개로 우연히 참석하게 된 경영자 단체모임에서 아연실색 했다. A대표는 4~5명으로 구성된 이 모임의 대표 모두가 정책자금과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제 2, 제 3의 투자자들의 돈은 ‘눈먼 돈’이라며 사업을 실패해도 전혀 무관하다는 발언은 일삼았다는 것이다. 또한 편법을 통한 정책자금 브로커를 소개해 주겠다는 제안도 수없이 나왔다고 전했다.
민간 참여로 늘어난 벤처투자와 정책자금 보호를 위해 강도 높은 관리가 요구된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벤처투자는 6조4942억원, 신규 펀드결성은 8조289억원으로 기존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실적 대비 투자는 89.6%, 펀드는 68.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벤처투자와 벤처펀드 결성액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9월 신규 벤처투자는 3조1042억원, 벤처펀드 결성액은 2조429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각각 20.6%, 10.5%나 증가했다. 이 같이 민간 참여가 급증한 원인은 투자 및 출자금에 대한 소득공제, 투자수익에 대한 비과세 등의 세제혜택이 더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대로 정책자금 부정사용에 대한 제제부가금 환수 조치는 굉장히 미흡하다. 일례로 2015년부터 올해 10월까지 국가 연구개발(R&D) 정책사업 비용 부정사용 과징금 중 미환수율은 37.5%에 달했다. 적발 건수는 △2015년 8건 △2016년 12건 △2017년 19건 △2018년 25건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는 지난달까지 기준 57건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투자를 유치한 기업의 재무상태 및 건정성 관리에 추가적인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벤처투자는 늘고 있지만, 그 만큼 연락 두절과 잠적이라는 타이틀의 폐업 수도 증가하고 있다”며 “현재의 벤처투자는 부정사용과 편법에 취약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자금 보호와 제2벤처 붐을 통한 글로벌화를 위해선 강도 높은 정부 차원의 보완적 시스템 구축 및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