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치어촌계 산하 바지락피해대책委...돌돔양식장 피해어민과 ‘공동대응’ 협의
오는 11월 15일 대전지방국토관리청과 현대건설 측 책임 있는 답변 요구
책임 있는 답변 없을시 집단행동도 불사
[매일일보 오범택 기자] 국책사업 시행 현장인 태안~보령간 해저터널 공사장 부근 양식장에서 110만 마리 양식어류가 떼죽음을 당해 수십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음에도 당국이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인 가운데 점촌 마을 바지락 피해 어민들이 공동 대응키로 하는 등 집단화 조짐을 보이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본지는 지난 9월 25일 “태안~보령 간 도로건설공사 1공구 원산도 해저터널 공사과정에 나오는 다량의 차가운 해저 지하수가 곧바로 가두리양식장으로 흘러들어 열대어종인 돌돔(일명 줄돔) 양식장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는 피해어민 주장을 인용해 기사를 보도했다.
이후 보도를 접한 보령 원산도 점치어촌계(계장 조종태) 산하 저두 및 점촌 마을 바지락 피해대책위원회(위원장 조동의. 면허번호 보령 제 90호, 91호) 임원들이 돌돔 양식장 피해어민들과 수차례 회동을 갖고 향후 공동 대응키로 협의했다.
어민들은 돌돔, 바지락 등 양식장 피해뿐만 아니라 터널 진입로 인근서 돌 분쇄(일명 크랙샤) 작업으로 인한 농작물 및 차량 피해실태 등 추가로 피해를 제기하며 발주처와 시공사 측으로 하여금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만일 오는 11월 15일까지 책임 있는 답변이 없을 시는 ‘해저지하수 배수로 원천봉쇄’ 등 어민들은 집단행동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점치어촌계 관계자는 “돌돔 떼죽음과 바지락 피해 모두가 원산도 해저터널 공사의 발주처인 국토관리청과 현대건설 등 7개 시공사의 적절치 못한 현장 관리 및 감독으로 일어난 게 확실하다고 원산도 주민들은 여기고 있다”며 “그럼에도 발주처와 시공사가 뒷짐으로 일관하고 있음에 주민들 모두가 분개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시행하는 국책사업 현장에서 주민들 피해가 수년간 지속되고 있음에도 누구하나 책임 있는 자세로 살피려는 사람이 없는 현실에, 주민들 인내심에도 한계가 온 것 같다”며 “현재 해저터널 공사장 인근에 부착할 현수막 제작을 주문한 상태로, 11월 15일 24시까지 대전지방국토관리청과 현대건설 측은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지락 피해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차가운 해저 지하수 방류 전에는 연간 바지락 채취 작업일수가 60~70회 정도였으나, 지하수 방류 후부터는 연간 10~12회 정도에 불과하다”며 “이러한 상황에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측이 필요로 하는 수온조사를 위해 75가구의 피해어민들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3000만원을 모아 용역조사를 맡긴 상태여서 생각만 해도 울화가 치민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는 “원산도 어민들의 집단행동 조짐에 대한 얘기를 들은 바가 전혀 없다. 현재로선 돌돔 집단폐사 및 바지락 생산량 감소에 대한 객관적인 입증자료가 없기 때문에 뭐라고 말하는 건 곤란하다”며 “피해를 입증할 객관적인 입증자료가 나온다면, 시공사가 그 자료를 토대로 보상 등에 관한 사항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원론적인 해명을 내놨다.
한편 원산도 주민들이 발주처와 시공사 측에 해저터널 공사장 인근의 각종 피해와 관련 문제를 제기하며 오는 11월 15일까지 답변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관계기관 등의 대응방식과 답변내용에 따라 피해어민들의 배수로 원천봉쇄 및 항의성 집회 개최 등 향후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