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장준하 선생, 39년 만에 무죄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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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장준하 선생, 39년 만에 무죄 확정
  • 김경탁 기자
  • 승인 2013.02.05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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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헌법 반대투쟁 긴급조치 위반으로 옥고…박정희와 ‘앙숙’

[매일일보]유신헌법 반대투쟁을 벌였다는 이유로 옥고를 치르고 출소한 뒤 의문사를 당한 故장준하 선생(사진)의 무죄가 39년 만에 확정됐다.

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대통령긴급조치 제1호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 15년에 자격정지 15년을 선고받았다가 최근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장 선생에 대해 검찰과 장 선생 측 모두 항소를 하지 않아 재심 판결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26부(부장판사 유상재)는 지난달 24일 장 선생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대통령긴급조치 1호는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으로 위헌이라는 대법원의 판시에 전적으로 취지를 같이 한다”며 “이 사건 공소사실은 적용법령이 위헌 무효이어서 ‘범죄로 되지 아니한 때’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고인의 숭고한 역사관과 희생정신은 세월이 흘러도 사회 구성원에게 큰 울림과 가르침으로 연연히 이어지고 있다”며 “국민의 사법부가 될 것을 다짐하며서 이 재심판결이 고인에게 조금이라도 평안한 안식이 되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검찰도 재심 재판에서 “대통령긴급조치 1호에 대한 대법원의 위헌 무효 결정에 따라 장 선생에게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구형한 바 있다.

일제 강점기 광복군 출신으로, 상해 임시정부에서 활동했으며 해방 후 귀국해 백범 김구의 비서, ‘사상계’라는 잡지 창간·운영과 동인문학상 제정 등의 활동을 벌였던 장준하 선생은 1967년 제6대 대통령 선거에서 윤보선 후보 지지 유세 중 박정희 대통령의 친일파·남로당 경력을 문제삼았다가 국가원수 모독죄로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장 선생은 이후 1973년 말 유신헌법에 반대하는 ‘개헌청원 100만인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등 개헌을 주장한 혐의로 1974년 1월 긴급조치 1호가 발동된 지 1주일 만에 체포돼 그해 8월 징역 15년에 자격정지 15년의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았다.

구속 수감된 장 선생은 12월 말 협심증 등이 악화돼 병보석으로 풀려났으나 이듬해 8월 경기 포천시 약사봉 절벽 아래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지난해 공개된 유골에서 타살흔적이 발견된 바 있다.

장 선생의 유족들은 지난 2009년 6월 법원에 재심개시 신청을 냈고, 재판부는 지난달 10일 재심개시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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