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인증 에너지밸리 스타트업…ESS기술력‧가격경쟁력 기반 시장 진출
전국 지자체서 문의 전화 빗발…긴급수요 확산에 기업인 공급 의무 지켜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만연한 상황에 사업가는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것을 시장에 공급할 의무가 있다. 이러한 부정적인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일단 발생했으니 기업인의 역할을 맡겠다.”
최근 국내 최초 이동식 음압병상을 출시한 강태영 비에이에너지 대표의 포부다. 음압병상은 내‧외부의 기압 차를 이용해 병실 내부의 공기가 외부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해 병원균과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기능을 하는 병실이다. 기압 차로 인해 병실 밖의 공기는 들어오지만 병실 안의 공기는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설계된 공간이다. 환자의 호흡 등으로 배출된 바이러스가 섞인 공기가 밖으로 나가지 않고 천장 정화 시설로 흐른다.
이동식 음압병상의 제품명은 ‘V에너지홈’이다. 다중이용시설에서 의심환자 발생 시 바로 주차장 혹은 인근에 설치된 소규모 이동식 음압병상으로 격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기존 병원의 100실 이상의 대규모 음압병상 보다는 5~20실 정도의 분산된 음압병상으로서의 기능을 한다. 향후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면, 미세먼지 쉼터나 긴급 방역용 선별진료소 기능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비에이에너지는 지난 2014년 설립됐다. 온습도 제어 및 에너지 모니터링 기술을 기반으로 제로에너지빌딩,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 안전 관리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 120여개 사이트와 해외 2개 사이트를 성공적으로 납품하며, 에너지 안전 분야의 기술력을 끌어올리고 있는 한국전력공사에서 인증한 에너지밸리 스타트업이다.
강 대표는 그간의 업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음압병상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강 대표는 “이미 헬스케어 개념의 이동쉼터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어, 음압 및 필터 기술만 보충해서 사업화가 빠르게 진행됐다”며 “이동식 음압병상에 대한 전국 지자체의 연락을 받고 있어 제안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비에이에너지의 음압병상은 여타 병원 등에 배치된 기존 공간보다 가격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강 대표는 “현재 이동식음압공간 관련 제품은 음압텐트 정도였고, 병원에 음압 설비를 도입할 경우 병실당 1억5000만원에서 2억원 가량의 비용이 사용된다”며 “비에이에너지의 제품은 법적 요소를 모두 준수하면서 가격을 8000만원으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작년 12월 기준 전국 음압병상은 현재 코로나19 확진자 수 대비 턱없이 모자란 실정이다. 코로나19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전국에 위치한 음압병상은 1027개로 이날 오전 확진자(7382명) 수에 미치지 못한다. 실제 확진자의 급증으로 격리시설이 부족해 자가격리로 머무는 환자도 존재하는 상황이다.
강 대표는 “당장은 지자체에서 20~30개씩의 수요가 발생하는데, 이러한 니즈에 따라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라며 “관공서 및 병원은 통상적으로 넓은 주차장을 가졌기 때문에 이 공간에 음압병상을 설치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격리병동 자체는 국가에서 맡는게 당연하지만, 지자체별 긴급 수요는 중소기업들도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사업 구상도 밑그림을 완성시킨 상태다. 강 대표는 “음압병상은 코로나19 때문에 급격하게 이슈로 떠올랐지만, 계속해서 바이러스 이슈가 터지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으로 치료실 개념의 음압병상을 제공하고, 동시에 기존 목적대로 이동식 쉼터 사업까지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비에이에너지는 오는 2022년 기업공개(IPO)를 목표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에 IPO전략본부 신설했으며, 코스닥증권시장 공시심사위원을 역임한 김재호 본부장을 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