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보호구역 내 어린이 사망사고 계기
[매일일보 최인락 기자] 어린이‧장애인 및 노인 보호구역에서 보행자의 시야를 방해해 안전을 위협하는 옥외광고물 게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미래통합당 김미애 의원(해운대구을)은 지난 26일, 어린이‧장애인 및 노인 보호구역에서 보행자의 시야를 방해하여 안전을 위협하는 옥외광고물 게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위반해 설치한 경우 시장 등에게 제거의무를 부과하는 도로교통법과 옥외광고물법 개정안을 각각 대표발의했다.
김 의원의 이번 법안은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에서 비롯했다.
지난 15일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 소재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중앙선을 넘어 우회전을 시도한 SUV 차량이 승용차와 충돌하면서,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해 6살 아이가 숨지고 보호자가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사고 현장에는 보행자용 안전펜스 위쪽과 아래쪽에 현수막 2개가 걸려 있었는데, 이 현수막이 보행자의 시야를 가려 위험을 회피할 가능성을 막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 의원 또한 사고 당시 현장을 둘러본 뒤 "사고 지점은 내리막길 끝지점 T자형 도로 앞 인도로, 사전에 보행자 안전이 위협받을 수도 있다고 판단 가능한 구조다"며 "하지만 인도와 차도를 구분하는 펜스에 현수막이 내걸려 있어 도로 쪽 시야를 전혀 확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라고 언급했다.
김 의원은 지난 26일 “어린이 보호구역, 노인 및 장애인 보호구역과 같은 교통약자의 통행이 많은 도로구간에 설치된 광고물은 보행자뿐만 아니라, 운전자의 시야를 가려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다”면서 “불법 현수막 일반에 대한 규제는 향후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겠지만, 교통약자의 안전한 보행권 확보를 위해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는 조속히 마련될 필요가 있다”며 법안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도로교통공단이 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스쿨존 내에서 발생한 만12세 이하 어린이 교통사고는 총 567건으로 지난 2018년 435건 대비 30.34%포인트 증가했으며, 부상자 수는 총 589건으로 전년 473건 대비 24.52%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자 또한 지난 2018년 3명에서 6명으로 두 배 늘어났다.
이에 김 의원은 “스쿨존 만큼은 아이들의 공간으로 안전확보에 있어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면서 “어른들의 부주의로 아이들의 안전이 위협받지 않도록 법적·제도적 미비점을 개선해 나갈 것이며, 우리사회 전반에 걸쳐 안전 사각지대를 없애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