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코로나·수돗물 유충으로 전국서 가정용 생수 불티
삼다수, 품질로 1위 격차 벌리기...1020 소통 마케팅도
롯데칠성, 용량 다양화로 소비자 편의 증대해 매년 성장
농심도 백산수 자체 앱 통해 가정용 정기배송 유도 나서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올여름 국내 생수 시장이 그야말로 물을 만났다. 업계에 따르면 2010년 4000억 원에 불과했던 생수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해 올해 1조5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를 선호하는 고객들이 늘면서 생필품인 생수를 배달시키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강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물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특히 최근 수돗물 유충 발견 신고가 서울·인천·경기 등 각지에서 접수되면서 생긴 수돗물에 대한 불안감은 생수 시장을 활발히 성장케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수돗물 유충이 발견된 지역에 위치한 편의점의 생수 매출과 발주가 급증했다. 편의점 GS25에 따르면 지난 15~19일 수돗물 유충 발견 신고가 접수된 인천 점포 50곳의 생수 판매량은 지난주 동기 대비 191.3% 크게 늘었다. 대형마트 홈플러스도 인천 서구에서 수돗물 유충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처음 접수된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전국 생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특히 인천·경기 지역 매출은 30~60% 신장했다.
이에 올여름 생수업계 빅3간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생수 업체는 60곳이 넘지만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제주삼다수의 점유율은 39.9%로 1위다. 2위는 제주삼다수보다 1년 먼저 시장에 진출한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13.8%), 비교적 최근 생수 시장에 뛰어든 농심 ‘백산수’(8.2%)가 3위로 뒤를 잇고 있다.
제주삼다수는 ‘철저한 품질 관리’를 경쟁력으로 내세우며 점유율을 다시 확보해 1위 굳히기에 나서고 있다.
아무리 맛있는 물이라도 계절이나 외부 환경에 따라 품질이 달라진다면 결코 ‘좋은 물’이라고 할 수 없다. 특히 먹는 샘물은 자연 그대로의 물을 담아내는 만큼 완제품은 물론 취수원의 토양까지 깐깐한 관리가 필요하다.
제주삼다수를 생산·판매하는 제주개발공사는 국내법 상 1년 2회 의무적으로 하는 수질검사 이외에도 최고의 품질을 고집하며 매일·매월·분기별 수질검사를 병행한다. 또한 자체적으로 매일 3시간마다 완제품 시료를 채취해 미생물·이화학 검사 등 24시간 자가 품질검사를 시행한다. 이를 위해 전문성을 갖춘 연구원들로 품질연구본부를 구성했다. 취수원 주변의 지하수까지도 직접 관리한다. 제주삼다수 취수원 주변 14개소에 관측정을 설치해 지하수 상황을 실시간 관측·검사하고, 1시간 간격으로 지하수위·수온·전기전도도·PH 등 4개 항목을 모니터링한다.
최근 마케팅도 적극 펼치고 있다. 창사 21년 만에 ‘편의점 1+1 행사’를 벌이는 한편 가수 아이유를 모델로 섭외하고 카카오프렌즈와 협업한 디자인을 내놓는 등 생수 시장의 미래 소비자인 1020대와 적극 소통하고 있다.
업계 2위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8.0은 ‘소비자 편익 증대’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아이시스의 주력 용량인 500㎖, 2ℓ뿐만 아니라 1인 가구를 위한 1ℓ, 여성 소비자와 회의용 음용수로 적합한 300㎖, 핑크퐁 캐릭터를 넣어 어린이에게 친근감을 더한 200㎖ 등 용량을 다양화했다.
친환경 생수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도 노력하고 있다. 생수뿐 아니라 생수가 담기는 용기와 용기를 감싸는 라벨 등에도 친환경적인 요소를 도입한 것. 2012년 국내 최초로 물에 녹는 수용성 접착제를 라벨에 적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페트병 경량화, 라벨 분리 배출이 용이한 에코탭(Eco-Tap) 도입, 포장재 개선 등 활동도 꼽을 수 있다.
이에 국내 생수 시장에서 점유율이 2017년 11.1% 2018년 13.0% 지난해 13.8% 등 꾸준히 늘고 있다. 2013년 6월 자사 직영몰인 롯데칠성몰을 열며 도입한 아이시스 정기배송 서비스 이용률도 2016년 150%, 2017년 50%, 2018년 50%, 2019년 100%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백산수를 생산하는 농심도 백산수앱을 통해 구매 시 일반배송은 5%, 정기배송은 15%의 마일리지를 적립해 정기배송을 유도하고 있다. 백산수 자체 앱 가입자는 전달 대비 5% 정도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여름이 원래 생수 성수기인데 코로나19 영향과 수돗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가정용 생수 판매가 급증해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