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서울서 열리는 P4G부터 韓 압박 우려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100m 달리기가 시작됐다. 경제·사회 전반의 탈탄소화라는 구조적 변화를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도로 지난 22~23일(미국시간) 열린 화상 기후정상회담이 끝난 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이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번 회담 결과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시간만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회담으로) 국제사회의 기후위기 대응 시간은 이번에 상향조정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얼마나 감축했는지를 평가하는 2023년을 향해 달려간다”며 “2023년에 열리는 COP28(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에서는 냉정한 평가가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OP28에서 각국이 실제로 얼마나 줄였는지를 평가하고 책임을 묻게 될 것이란 이야기다. 그가 “100m 달리기가 시작됐다”고 말한 배경이다.
2023년 이후 탄소제로를 가속화하는 일정도 줄줄이다. 2023년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 시행, 2024년 EU의 배터리 탄소발자국제도 시행, 2025년 세계주요20개국(G20)의 환경에 유해한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 등이 있고, 그 사이 미국 대선이 치러진다. 바이든 정부는 ‘아메리칸 잡 플랜’으로 상향된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이번 기후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안에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상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한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NDC 상향 압박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이 이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다음달 30~31일 서울에서 열리는 P4G(녹색성장과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 정상회의를 언급하며 “당장 P4G 참가 여부를 놓고 한국 정부를 압박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미국과 영국, EU의 기후 압박 외교는 이제 시작”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6월 주요7개국(G7)+인도·호주·한국, 10월 G20, 11월 COP26(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 회의가 거듭될 때마다 탈 석탄발전 시점, 탈 내연기관 시점,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 등 이슈는 더 늘어난다”며 “한국 정부에 던지는 질문이 쏟아질 텐데 우리는 답할 내용이 준비돼 있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