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 16곳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1심 법원이 '각하' 판결을 내린 것에 대해 여권이 전날(8일)에 이어 9일에도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앞서 재판부는 "(피해자가 승소해) 강제 집행까지 마칠 경우의 국제적 역효과까지 고려하면 강제집행은 국가의 안전 보장과 질서 유지라는 헌법상의 대원칙을 침해하는 것으로 권리 남용"이라며 소송을 각하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원합의체 판결을 1심 판사가 이렇게 부정하는 것은 상당히 우려스럽다"라며 "이것이 시대를 앞서가는 판결이 아니라 다시 조선총독부 시대로 돌아가는 판결이라 더욱 그렇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수년 간 합의돼서 만들어져 강제징용 불법행위에 대한 청구권이 한일협정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고도 했다.
송 대표는 1심 판결을 내린 판사의 정치적 판단개입을 의심한다고도 했다. 그는 "특히 이 판사의 판결문에 쓸데없이 정치적인 언어들이 많이 들어가서 이분이 법률적으로 소수 의견을 제시했던 전원합의체 대법 판사들과 달리 자신의 정치 성향과 의견 해석을 무리하게 집어넣어 많은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라며 "(이에)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는 말씀드린다"고 했다.
전날에도 여권에서는 2018년 대법원판결과 비교하며 이번 각하 판결에 대한 여러 비판을 쏟아낸 바 있다. 민주당 이용빈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대한민국의 위신 추락이나 일본과의 관계 악화를 막기 위해서라는 재판부의 판결은 여전히 청산되지 않은 친일 사고의 잔재"라며 "대한민국의 국격보다 과거 전범국가의 국익을 우선한 처사야말로 대한민국의 위상을 추락시키는 일"이라고 했고, 여권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정세균 전 총리도 "법원이 법원의 결정을 번복했다. 참 개탄스럽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