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국회의원 재직 당시 자신이 속한 모임에 5000만원을 '셀프 후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대법원에서 200만원의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0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원장의 상고심에서 이 같은 벌금형을 확정했다. 앞서 김 전 원장은 국회의원 임기가 끝나기 직전 자신의 정치후원금 중 5000만원을 그가 속한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초·재선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에 기부했다. 임기를 마친 뒤 더좋은미래의 싱크탱크인 '더미래연구소' 소장으로 취임한 김 전 원장은 임금과 퇴직금을 받아 '셀프 후원' 논란이 일었다.
1심은 "정치자금은 정치활동을 위해 소요되는 경비로만 지출돼야 하고 사적 경비로 지출하는 것은 금지된다. 김 전 원장이 자신이 기부한 돈 중 상당 부분을 돌려받는 것은 '부정한 용도의 지출'로 볼 수 있다"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2심은 "국회의원 임기 만료를 목전에 두고 소속 정당 의원들로만 구성된 단체에 5000만원을 지출한 것은 정치자금법이 규정한 '정치활동의 목적'을 위한 것으로 평가할 수 없다"며 벌금 200만원으로 형을 낮췄다.
이날 재판부는 "이 사건 경위 등을 살펴볼 때 피고인이 부주의하게 정치자금법을 기부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사적 이익을 위해 기부를 한 것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판결은 너무 무겁다"며 200만원의 벌금형을 확정했다.
김 전 원장은 문재인 정부 초기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장하성 주중 대사, 김수현 전 청와대 사회수석과 함께 대표적인 참여연대 인사로 꼽혀왔다. 김 전 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금융권 저승사자로 불릴 정도로 공정과 정의를 외쳐왔지만, 각종 논란이 불거지면서 '내로남불' 논란으로 2주 만에 금감원장을 사임하며 최단명 금감원장으로 불명예 퇴진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