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美 현지 배터리 공장 건설 추진 유력
LG엔솔-GM, SK이노-포드 합작법인 ‘美 배터리 시장’ 준비 중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미국 전기차 시장이 기지개를 펴면서 ‘K배터리’ 등 글로벌 배터리 업계도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유럽에 이어 급성장하는 미국 전기차 시장에 맞춰 주요 완성차 업체들과 합작해 배터리셀 공장을 짓는 형태로 선제 투자에 나서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 실무진은 최근 미국 현지 배터리 공장 건설을 위한 부지 답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최소 3곳의 유력 후보지가 검토되고 있는 단계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삼성SDI 실무진의 현지답사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딕 더빈 미국 연방 상원의원(민주당·일리노이주)의 기자회견에서도 언급됐다. 더빈 의원은 “삼성SDI가 노멀시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현지 행정당국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SDI는 이와 관련해 “7월말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미국 현지 공장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이미 밝혔다”며 “차 제조업체와 협력할 것이지, 단독으로 공장을 설립할 것인지 등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했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되면서 관련 논의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돼왔다.
그간 삼성SDI의 미국 현지 배터리 공장 건설 여부는 배터리 업계 초미의 관심사였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미국 현지 합작 파트너를 선정했지만 삼성SDI는 소식이 없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2년 미국 미시간주에 배터리 독자 공장을 설립하며 일찍이 미국에 진출했다. 미국 1위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사 ‘얼티엄셀즈’를 세우고 협업 중이다. 양사는 미국 오하이오주와 테네시주에 각각 35GWh 규모의 합작 1·2공장을 추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포드와 지난 5월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JV) ‘블루오벌에스케이(BlueOvalSK)’ 설립을 발표했다. 포드와 합작공장은 60GWh 규모로 시작하지만, 추가로 2030년까지 180GWh의 협력 가능성도 있다고 SK이노베이션은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이미 미국 조지아주에서 22GWh 규모의 1·2공장을 짓고 있다. 이 역시 주로 포드 차량에 납품될 배터리 생산 라인이다.
이밖에 전자·IT 공룡 애플도 전기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타이탄 프로젝트’를 가동하며 자동차 부품과 배터리에 경쟁력을 갖춘 LG·SK 등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폭스바겐·BMW 등 유럽 완성차 업체들도 미국 진출을 노리고 있어 미국 시장에 이어 유럽에서도 전기차 배터리 각축전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