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윤성수 기자] 해남군(군수 명현관)이 해남공룡박물관 활성화를 위해 국내 최대 규모의 지질·고생물 연구단체인 (사)한국지구과학회(회장 김정빈)와 손을 잡았다.
천연기념물 제394호로 지정된 ‘우항리 공룡 익룡 및 새발자국 화석산지’는 세계에서 가장 큰 익룡 발자국과 보 행렬, 현생 오리류의 조상으로 추정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물갈퀴 새발자국,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1m 크기의 대형 초식공룡 발자국이 남아 있다.
불꽃 구조·연흔의 희귀 지층, 새가 먹이를 먹은 부리 흔적, 절지동물 흔적 등 세계적 학술가치를 가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 2007년 개관한 해남공룡박물관은 알로사우루스 실물 화석을 비롯한 공룡 실물화석 45점 등 500여점의 전시물을 보유한 국내 최대 규모 공룡 전문박물관이다.
해남군은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공룡화석지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박물관의 활성화를 위해 지난달 22일 한국지구과학회와 함께 해남 공룡박물관 활성화 및 중장기 발전방안 심포지엄을 개최하였다.
김찬종 서울대 교수의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지오투어리즘과 지구과학과 지구과학교육의 중요성”기조강연을 시작으로 박물관 운영방안, 전시 해설사 양성과 교육프로그램의 방향, 교사 연수 프로그램 도입, 가상현실 기반 관람 프로그램, 서남권 자연유산원 분소 건립 추진 등 5개 주제에 대하여 심도 있는 논의가 있었다.
심포지엄에서는 해남 공룡화석지가 국가 브랜드는 물론 지질 및 자연사교육, 문화콘텐츠의 보고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 발전가능성이 높다는 평가와 함께, 박물관 건립 목적에 맞게 많은 가치를 전달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또한 코로나 시대에 가족 관광객이 증가하고 박물관을 방문하는 관람객에게 전시물에 대한 지식 전달의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어 안내 해설이 박물관 발전과 지속 가능성에 있어 중요한 요인이라고 보았다.
우항리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층 구조도 매우 중요한 학술적 가치를 보유, 중고교 교육과정에 소개되고 있는 만큼, 화석지 특성에 맞는 교육 연수 프로그램 도입과 교육기관에 자료를 제공하는 방안도 심도 있게 논의되었다.
화석지 관람 시 기존의 나열식 전시보다는 AR·VR등 가상현실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를 제공해 어린이들에게 공룡발자국에 대한 흥미를 유발시키는 콘텐츠가 적극 도입되어야 국내 최고의 공룡박물관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제시됐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국립자연유산원과 관련하여 서남권 분소 설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자연유산원은 동물, 식물, 지질, 광물, 동믈 화석 등에 대한 연구수행기관으로, 국민의 환경보존 및 문화재 향유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기후변화와 자연유산 개체 수 양상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게 된다.
해남군은 학술세미나에서 논의된 내용을 적극 검토해 공룡박물관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향후 한국지구과학회와 손잡고 순차적으로 공룡화석지 발전방안을 논의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2007년 개관한 공룡박물관은 장기발전 전략에 따라 오는 2023년부터 전시시설 리뉴얼을 추진한다. 현재 대형공룡발자국이 산출된 보호각 내에 실감영상 콘텐츠를 제공하여 관람객이 마치 공룡 앞에 서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XR 영상 콘텐츠를 제작 중에 있다.
노후화된 조류생태관도 국내 최초의 어린이 공룡과학관으로 리모델링을 눈앞에 두고있고 구 매점 공간도 디지털 방문객 센터로 재단장을 준비하고 있다.
명현관 해남군수는“전 세계적으로 공룡이 발견된 지 200년이 되는 뜻깊은 해에 열린 이번 심포지엄이 해남 공룡화석지가 지역을 넘어, 세계로 널리 알려지는 첫 걸음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 국내 연구단체 및 지구과학 전공자들의 적극적인 협력과 도움을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해남 우항리 공룡화석지는 올해 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 자연사 제2호에 선정되어 천연기념물로서의 희귀성은 물론 후대에 보전해야 할 과학기술유산으로서 그 가치를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