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고수정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중산층 세(稅) 부담 논란을 촉발한 정부의 세법개정안에 대해 ‘원점 재검토’를 전격적으로 지시함에 따라 정부와 여당이 개정안 수정작업에 착수했다.

박 대통령은 정부가 세법개정안을 발표한 지 나흘만인 이날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저소득층은 세금이 줄고 고소득층은 세 부담이 상당히 늘어나는 등 과세 형평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하는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서민경제가 가뜩이나 어려운데 서민과 중산층의 가벼운 지갑을 다시 얇게 하는 것은 정부가 추진하는 서민을 위한 경제정책 방향과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 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하면서 “세법개정안과는 별도로 내년도 예산안 편성 시에 서민, 중산층 예산 지원에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서둘러 세금논란 파장의 진화에 나선 것은 ‘세금폭탄’ 논란을 빚는 세법개정안 후폭풍을 방치했다가는 하반기 정국 운영에 커다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국회 논의 과정과 더불어 당과 국회의 적극적인 협력을 강조함에 따라 앞으로 국회 논의과정에서 중산층의 부담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세법개정안이 보완될 것으로 보인다.

당정은 이날 바로 ‘긴급 당정회의’를 열고 수정안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새누리당은 이 자리에서 세 부담 증가 기준선을 345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토록 정부에 강력 요청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과 정부간 협의나 국회 상임위의 심의 등을 거치며 이번 개정안으로 세금을 더 내야할 434만명에 대한 세부담 완화나 고소득층과 대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증세 등 방안이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