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최지혜 기자]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시장 교란행위와 탈세에 대한 적극적인 조사에 나선다.  5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제36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고가주택과 법인·외지인의 저가(공시 1억원 이하) 아파트 집중 매집 행위에 대한 불공정 적발 조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올해 1분기부터 고가 주택 매입·특수관계 직거래 집중조사 등에 순차적으로 착수하겠다”며 “이달에는 법인·외지인의 저가(공시 1억원 이하) 아파트 집중 매집 행위 관련 불법·불공정 적발을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진행해 온 실거래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저가 주택은 대표적인 부동산 투기세력의 목표물이다. 비규제지역에 몰려 있는 저가 매물은 과거 입지 여건이 나쁘고 노후해 수요가 높지 않았으나 취득세 중과 대상에서 배제돼 외지인과 법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성행하고 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가 2020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공시가격 1억원 이하의 저가 아파트를 조사한 결과 전체 24만6000여건의 매매 거래 가운데 법인이 사들인 물량이 2만1000여건으로 8.7%, 외지인이 8만여건으로 32.7%를 차지했다. 홍 부총리는 “내부 정보 활용, 시세조작 등 부동산 시장 4대 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연중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4대 교란 행위는 비공개 내부정보 불법 활용, 가장매매·허위 호가 등 시세조작, 허위계약 등 불법 중개 교란, 불법 전매 및 부정 청약 등이다. 국세청은 부동산 관련 탈세에 대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벌인다. 특히 소득이 적은데도 고가의 주택을 소유한 매입자들의 자금 출처를 집중적으로 살펴 증여세 탈루 등 위법 행위를 잡아낸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소위 ‘부모찬스’로 불리는 편법 증여로 부동산을 사들인 연소자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다. 또 다주택자 탈세 혐의와 고액 전세 세입자 등에 대한 검증도 병행할 예정이다. 김대지 국세청장은 신년사에서 “자금 여력이 부족한 연소자 등의 주택 취득, 소득 대비 고액 자산 취득 등과 같은 부동산 거래 관련 변칙적 탈루 혐의는 정밀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세청은 지난해 개발지역 부동산탈세 특별조사단(특조단)을 출범하고 828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1∼3차에 걸친 특조단 조사는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상태다. 국세청이 특조단 조사 대상자들로부터 추징한 세금은 2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