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나광국 기자]  광주광역시 동구청이 지난해 발생한 광주 학동 재개발 철거현장 ‘붕괴 참사’ 책임을 물어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해 영업정지 8개월 처분을 내려줄 것을 서울시에 요청했다. 이에 서울시는 HDC현산에 행정처분 사전통지와 함께 의견 제출을 요구하는 등 징계절차에 착수했다.

20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광주 동구청은 지난 지난해 6월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철거현장에서 발생한 사고와 관련해 원청사인 HDC현산에 영업정지 8개월의 행정처분을 내려줄 것을 등록 관청인 서울시에 요청했다. 이르면 내달 1차 행정처분이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앞서 지난해 6월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현장에서는 철거 중이던 건물이 도로변으로 무너져 사고 현장을 지나던 버스 승객 9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하는 등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당시 사고로 광주 동구청은 원청인 HDC현산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상 ‘고의과실에 따른 부실공사’ 협의를 적용해 8개월 영업정치 처분을 내려줄 것을 서울시에 요청한 것이다.

현재 부실시공 관련 조사 권한은 국토부에 있지만 해당 업체에 대한 행정처분 권한은 등록관청인 지자체에 위임돼 있다. 광주 동구청이 요구한 8개월의 영업정지는 건설산업기본법 제82조 2항 5호와 시행령에 근거한 것이다. 현행 건산법은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부실하게 시공함으로써 시설물의 구조상 주요 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발생시켜 건설공사 참여자가 5명 이상 사망한 경우’에 최장 1년의 영업정지를 내릴 수 있다.

하지만 학동 철거 사고의 경우 건설 근로자가 아닌 버스 승객이 사망했고, 이는 ‘일반 공중에 인명 피해를 끼친 경우’에 속해 사고를 낸 기업에 내릴 수 있는 영업정지 기간이 최장 8개월이다. 서울시는 HDC현산의 의견이 들어오는 대로 다음달 17일 청문 절차를 거쳐 법리 검토를 통해 최종 처분 수위를 확정할 방침이다. 만약 HDC현산이 광주 학동 재개발 철거 사고로 영업정지를 받게 되면, 해당 기간 공공공사 참여 및 민간사업 수주활동은 전면 금지된다.

여기에 최근 발생한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사고에 대한 징계까지 추가되면 HDC현산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사고의 경우 학동 참사와 달리 HDC현산의 시공 및 관리 부실 책임이 더 명확해 중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선 3월께 HDC현산에 대해 건설업 1년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만약 학동 참사로 최고 처벌인 8개월의 영업정지가 내려지고,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로 1년의 영업정지를 받게 될 경우 HDC현산은 1년8개월 동안 신규 사업 수주가 중단된다. 특히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와 관련해선 현재 건산법상 최고 수위의 처벌인 '등록말소'까지 거론되고 있다. 

현재 국토부와 서울시는 반복되는 안전사고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차원에서라도 강도 높은 처벌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징계가 확정된 후 HDC현산이 처벌 수위에 반발해 소송전으로 이어질 경우 행정처분 집행은 장기화 될 수 있다.

나광국 기자 [email protected]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