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과 진단에 집중된 ‘과학방역’…시험대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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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과 진단에 집중된 ‘과학방역’…시험대 오른다
  • 이용 기자
  • 승인 2022.07.21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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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새 백신, 국내 유행 정점 시기인 8월 중 공급
BA.5 대응 가능 백신 없어…백신 권유 정책 효율성 의문
윤석열 대통령이 코로나19 4차 예방접종을 마친 뒤 주의사항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코로나19 4차 예방접종을 마친 뒤 주의사항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용 기자] 8월 중순 일일 코로나19 확진자가 30만명까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의 방역 정책이 지나치게 진단과 백신 접종에만 집중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우세종화가 진행 중인 BA.5에 대응 가능한 백신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윤석열 정부가 강조해 온 ‘과학방역’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21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도입하는 대신, 진단체계를 강화하고 백신 접종을 확대하는 등의 방역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지난 20일 중대본 회의를 통해 중증·사망에 취약한 고위험군 증가를 막기 위한 조치로 △일부 의료 시설 대면 면회 차단 △국민 진단 시스템 확대 △백신·치료제 구입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정부는 국민의 신속한 진단을 위해 임시선별진료소를 확대하고 진단키트 판매업 신고를 한시적으로 면제했다. 해당 면제 조치로 전국 4만8000개 이상의 편의점에서 진단키트 구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자발적 거리두기’ 지속을 위해 백신과 치료제를 적극 보급하는 의료체계는 그대로 진행된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안에 34만 명분의 치료제와 미국 모더나의 새 백신을 들여올 계획이다.

하지만 당장 국내에 유행 중인 BA.5에 대응 가능한 백신이 없는 이상, 정부의 방역체계는 진단 여부를 확인 가능할 수단만 늘어났을 뿐 근본적인 확산을 막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BA.5는 기존 백신과 감염으로 생성된 면역을 회피할 수 있는 특성으로, 재감염 가능성이 높은 하위변이다.

정부는 최근 4차 백신 접종 대상자를 50대와 18세 이상 기저질환자, 장애인·노숙인 생활시설 등으로 확대하고, 접종을 권장하는 의료체계를 구성해 유행에 대응하고 있다.

다만 BA.5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모더나의 새 백신 공급 시기가 정부가 설정한 유행 정점 시기와 맞물린다는 것이 문제로 지목된다.

모더나의 새 백신은 8월 중에야 글로벌 공급이 진행될 예정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모더나코리아가 20일 신청한 해당 백신의 비임상·임상시험 결과자료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당초 8월 중순~10월 중순 하루 확진자 20만명 수준으로 정점 규모를 예상했던 정부는 8월 중순 최대 28만명으로 예상치를 수정했다. 사실상 확진자가 폭증한 이후에야 백신이 도착하는 셈이다.

또 새 백신은 21일 국내에 추가로 확진 사례가 발생해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커진 ‘켄타우로스 변이’에 대한 대응 여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예방 효능이 떨어지는 기존 백신 접종을 국민에게 권유한다며 '비과학 방역'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예방접종률을 높이고 치료제를 신속히 투여하며 의료 대응 체계를 잘 갖춘다면 위기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며 백신 접종을 꾸준히 강조했다.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보상 국가지원 강화’ 방안을 발표, 백신 접종과 관련된 질병 및 사망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다. 질병을 앓다 숨진 이들에 대한 사망 위로금이 1억원으로 오르고, 관련 의료비 지원도 5000만원으로 상향된다. 접종 이후 42일 내 사망하고, 부검 후에도 사망원인이 ‘불명’인 경우에도 위로금 1000만 원을 지급한다.

백신을 기피하는 이들에게 접종을 권유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일부 방역 관계자는 해당 제도가 효과가 불분명한 기존 백신 접종을 권유하기 위해 지원금만 올렸다고 비판했다. 또 부작용 입증 책임마저 피해자들에게 전가한다는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김두경 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 회장은 “많은 피해자들이 정부의 인과성 평가 과정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원금을 조금씩 올리는 대책은 백신 피해자들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했다.

강윤희 전 식약처 임상심사위원은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명확한 자료가 없는 상황인 만큼 질병청은 접종 후 숨지기까지 기한을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백신에 대한 신뢰성 부족으로 사전 접종 예약률도 더디게 오르고 있다.

현재 인구대비 4차 접종 예약률은 12.0%, 60세 미만은 1.2%다. 문재인 정부 시절 3차 접종 예약률(15.5%)보다 낮다.

구로의 공공의료기관 의료인은 “새 변이에 대응 가능한 백신이 없는 이상, 팬데믹 초기와 다르지 않다. 이미 확진된 이들에게는 백신이 공급돼도 무용지물”이라며 “강화한 진단체계를 바탕으로 확진자 격리를 강화하고, 병상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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