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32개 박물관 전수조사…3년간 적자 448억원
[매일일보 배정빈 기자] 전남도내 공립박물관이 주먹구구식 설립에서 운영으로 도 재정을 축내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감사원이 최근 전남도내 32개 공립박물관 운영실태를 조사한 결과 최근 3년간(2010-2012년) 운영수지 적자액은 448억원에 달했다.
2010년 136억원에서 2011년 152억원, 지난해 160억원으로 그 규모도 늘고 있다.
이들 박물관 건립에 들어간 예산은 국비와 지방비 등 1천265억원이 투입됐으며 전체 시설 면적은 29만1천여㎡에 이른다.
아예 수입이 없는 박물관도 나주배박물관, 광양역사문화관 등 10곳에 달했다.
적자 규모(2012년 기준)가 10억원이 넘는 곳은 청자박물관(27억원), 낙안읍성 민속자료관(20억5천만원), 목포자연사 도자박물관(17억6천만원), 해남공룡박물관(16억6천만원) 등 6곳이나 됐다.
광양역사문화관 등 6곳은 평균 관람객 수가 연간 1만명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외면받고 있다.
지난해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 수는 597만여명으로 2010년 628만여명보다 오히려 줄었다.
또 영암 왕인박사기념관 등 19곳은 인력부족과 소장 유물 부족 등으로 박물관 등록조차 못하는 '무늬만 박물관'으로 드러났다.
박물관 개관 시점을 보면 2005년 이후 문을 연 곳이 3곳 중 2곳 이상인 21곳에 달했다.
민선 출범 이후 단체장들이 치적을 의식, 과욕을 부린 것 같다는 시각이 있다.
특히 무분별한 박물관 건립을 막기 위해 사전평가제가 시행중이나 미이행에 따른 제재 조항이 없어 유명무실하다.
실제로 해남군, 여수시, 강진군 등은 자연사박물관과 하멜전시관 등을 추진하면서 사전평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박물관법상 도지사가 박물관 운영실태를 보고받도록 돼 있지만 전남도는 운영실태 취합 수준에 그치고 그나마 사실확인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무분별한 박물관 건립을 막기 위한 사전협의 대상과 시기,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마련할 것과 운영실태 정기점검, 내실화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