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보험사에서 과거 역마진으로 인해 한동안 판매가 잠잠했던 고금리 확정금리형 저축보험 상품이 다시 쏟아지고 있다. 은행의 예·적금 이자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고객 니즈가 커지자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보험사들이 신규 고객 확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최근 4% 확정금리형 일시납 저축보험을 출시했다. 지난 6월 초 2%대 확정금리형 저축보험 판매를 중단하고 3%대 상품을 내놓은 지 3개월여 만이다.한화생명이 이번에 내놓은 상품도 기존 판매해 온 3%대 저축보험 상품인 내맘쏙저축보험의 금리를 1% 포인트 높여 리뉴얼한 보험이다. 해당 상품은 방카슈랑스를 통해 판매한다.
생명보험사가 4% 확정금리형 저축보험을 출시한 것은 지난 8월 말 푸본현대생명에 이어 한화생명이 두 번째다. 연초 이후 2%대 후반에 형성돼있던 저축보험 이율은 한화생명과 동양생명이 3%대 상품을 출시하자 빠르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지난 8월 삼성생명이 3.5%, KB생명이 3.7%대 상품을 출시하며 경쟁은 더 뜨거워졌다. 시장 금리가 상승한 만큼 추가 이율을 줄 수 있는 여유가 생긴 데다,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보험사의 수요도 커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보험사들은 내년 IFRS17을 앞두고 저축성보험 판매 비중을 줄여왔다. 저축성보험은 매출로 인식되지 않아 자본확충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금리 인상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보험사의 공시이율과 은행권의 정기예금이율의 금리 차가 확대되자 확정이율 상품 위주로 저축성보험 판매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지난 2013년 2월 세제 개편 이전에 판매됐던 저축보험들의 만기환급금을 재투자하게끔 유치하려는 의도도 있다. 당시 판매됐던 일시납 저축성보험의 올해 만기보험금 규모는 약 1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는 2012년 8월 납입보험료 2억원을 초과하는 저축보험의 보험차익에 대해 과세하는 내용을 골자로 소득세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생보사들은 2012년 하반기 세법개정안이 발표된 후, 세제혜택이 축소되기 전에 저축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마케팅을 강화했다. 한편 저축보험은 납입원금에서 사업비를 먼저 차감하고 운용하는 만큼, 가입 후 중도해지할 경우 해약환급금이 납입원금보다 적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