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급등으로 이번 기회에 대출 받아 집 장만하려는 세입자들은 대출금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 다시금 전셋집으로 눈길을 돌리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DTI 규제가 확대된 목동, 강북, 기타 수도권 지역에서 갈아타려는 수요자들이 기존 집을 팔지 못해 이들 지역으로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처럼 지역별로 매수세가 줄었지만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춰 매물을 내놓지 않을뿐더러 나온 매물 자체도 많지 않아 집값은 오른 가격에서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본격적인 가을로 접어든 9월 둘째 주 전국 아파트값은 0.16%가 올랐다.
지역별로 오름폭이 전주보다 둔화된 가운데 서울은 전주보다 오름폭을 0.05%p 줄이며 0.26% 상승했고, 신도시(0.14%)는 전주보다 상승폭을 0.11%p 줄였다. 버블세븐지역(0.29%)과 인천(0.18%)은 지난주와 비슷한 변동률을 기록한 가운데 경기도는 0.07%로 소폭 오름세를 나타냈다.
서울 유형별로는 일반 아파트와 주상복합 단지가 각각 0.21%, 0.15%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재건축(0.55%) 단지는 강동구(-0.09%) 일대 주공단지들에서 호가를 낮춘 매물이 나오면서 전주보다 오름폭이 줄었다.
서울 구별로는 서초구(0.84%), 강남구(0.39%), 영등포구(0.39%), 양천구(0.38%), 강북구(0.36%), 동대문구(0.33%), 광진구(0.27%), 노원구(0.24%) 등의 순으로 상승세를 이었다. 반면, 강서구(-0.09%)와 금천구(-0.01%)는 이번주 내림세를 면치 못했다.
서초구는 잠원동, 반포동 일대 재건축 단지들이 집값을 이끌었다. DTI 규제 이후 매수세가 줄어들긴 했지만 저렴한 가격에 매입하겠다는 대기자들은 충분하다는 게 일대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집주인들 역시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해 호가를 낮춘 매물 찾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강남구는 전반적으로 강보합세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일부 단지에서 호가를 낮춘 매물이 출현했다. 주공1단지 36㎡(11평형)가 시세보다 1,000만~2,000만 원 낮게 매물이 나오면서 7억 4,000만 원에 가격이 형성됐다.
개포동 C공인 대표는 “DTI 규제로 타 지역에서 집을 팔지 못하면서 이들 지역으로 찾아오는 매수세가 부쩍 줄었다”며 “가격이 어느 정도인지 물어보는 수요자들은 간혹 있지만 올 초보다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른 탓에 실제 거래로까지 이어지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호가가 떨어진 주공1단지 36㎡(11평형)는 올 초 5억 7,000만 원에도 거래가 됐었다.
비수기임에도 거래가 꾸준히 이어졌던 노원구는 한 주 만에 분위기가 급반전 됐다. 거래가 하나씩 이뤄지면서 집값도 오름세를 띠었던 이들 지역이지만 대출 규제로 매수세가 뚝 끊기면서 오름폭도 줄었다.
상계동 Y공인 대표는 “집값이 약세를 보이면서 전세를 끼고 매입하려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꾸준했다”며 “이 때문에 가격이 상승곡선을 그리는 등 분위기가 호조되고 있었지만 대출 규제 발표 이후 이러한 분위기가 곧 바로 꺾였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이번주 오름폭이 한 풀 꺾인 신도시는 지난주 0.60%로 가장 많이 올랐던 중동이 0.12%의 변동률을 기록하는 등 전반적으로 상승폭이 줄었다. 일산이 0.24%를 기록했고, 분당(0.13%), 산본(0.09%), 평촌(0.08%)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경기도 매매시장은 전셋집을 찾는 문의는 꾸준하지만 매매시장은 고요해졌다. 양주시(-0.15%), 여주군(-0.06%), 의정부시(-0.06%), 용인시(-0.05%)가 하락세를 띤 가운데 중형 면적 위주로 가격이 소폭 오른 구리시가 0.24%, 그 뒤를 안산시(0.19%), 광명시(0.17%), 과천시(0.15%), 시흥시(0.15%)가 이었다.
이번주 인천은 학익동 일대 중소형 단지가 오름세를 띤 남구가 0.54%로 가장 많이 상승했다. 그 뒤를 동구(0.47%), 연수구(0.23%), 서구(0.22%), 중구(0.21%), 계양구(0.17%)가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