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보시스템 관리자 '장애' 메시지 26차례나 무시, 당직근무자는 친구들과 당구쳤던 것으로 드러나
[매일일보= 김준호 기자]임진강 참사와 관련해 한국수자원공사 담당 직원들의 경악할 만한 근무태도가 속속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참사 이틀 전부터 경보시스템의 이상을 알리는 메시지가 전송됐지만 담당직원은 이를 수십 차례나 무시했고, 심지어 당직 근무자는 근무 수칙을 어기고 친구들과 당구를 친 것으로 밝혀졌다. 11일 연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경보시스템의 '통신장애'를 알리는 문자메시지가 수자원공사 무인경보시스템 관리자 A 씨에게 전송됐다. 6일 사고 30분전까지 총 26차례나 발송이 됐지만 A씨는 이를 계속 무시했다. 평소에도 장애를 알리는 문자 메시지를 받은 적이 있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는 것.뒤늦게 수자원공사 본사의 연락을 받고 7시 20분에 대피 안내방송을 했지만 이미 6명의 시민이 급류에 휩쓸려 가고 난 후였다. 사고 당일 수자원공사의 당직근무자였던 B 씨도 두 차례 걸려온 연천군의 전화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B씨는 재택근무 중이었던 지난 5일 밤 10시 경, 근무수칙을 여기고 친구들과 당구까지 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연천군 당직 근무자 C 씨는 종합상황실의 CCTV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지 않아 사고 당일 5시쯤 경찰서로부터 대피 안내방송 요청이 있기 전까지는 수위가 올라간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모두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사법처리하기로 했다. 경찰은 또 경보시스템 이상을 수자원공사의 상급자들도 알고 있었는지 여부와 장비 납품업체가 불량품을 사용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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