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최재원 기자] 그동안 진척이 없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 노후 아파트들이 단지별 재건축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시는 여의도 ‘시범아파트’ 소유주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신속통합기획’ 가이드라인 수정안을 공개했다. 수정안에서는 ‘200m 고도 제한 내에서 최고 65층’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당초 지난 4월 주민들에게 공개된 가이드라인 초안에서는 최고 60층 규모로 재건축하는 방안이 거론된 바 있다.
이 단지의 용적률과 순부담률 등 주요 재건축 규제도 완화됐다. 지난해 주민들이 용적률 372%에 순부담률 25%를 기준으로 재건축 기획안을 서울시에 제안한 것과 비교해 가이드라인상 용적률은 399%로 올랐고, 순부담률은 20%로 축소됐다.
준공된 지 47년 된 노후 아파트 ‘공작아파트’ 역시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재건축 정비계획 결정 및 정비구역 지정안이 통과됐다. 이 단지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당시인 지난 2018년 영등포·여의도 도심 내 상업지역 개발 계획의 방향성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보류됐으나 4년 만에 다시 상정됐다.
이에 따라 ‘공작아파트’는 최고 49층에 582가구 규모로 재건축되며, 이중 공공주택(장기전세)은 85가구다. 해당 부지에는 여의도의 특징을 살려 금융업무시설 등도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달 여의도 ‘광장아파트’는 ‘분리 재건축’ 가능 여부에 대해 대법원에서 “분리 재건축이 타당하다”는 원심 판결을 확정 받으며 3년간 진행된 소송을 마무리했다.
1심 재판부는 단지 전체를 하나로 봤으나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행정11부는 “주택단지의 범위는 하나의 사업 계획으로 승인받아 주택이 건설됐는지로 판단해야 한다”며 “영등포구청의 사업시행자 지정도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여의도 상업 지역 내 위치한 ‘수정아파트’는 최근 영등포구청에 재건축사업 정비계획안을 제출한 상태다.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재건축 사업 완료 시 용적률 450%를 적용해 최고 45층, 총 525가구 규모로 재탄생한다.
영등포구청은 지난달 29일 여의도 ‘목화아파트’ 재건축 조합설립을 인가했다. 이는 신탁사를 통해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시범·광장·한양아파트를 제외하고 ‘여의도 첫 재건축 조합’이 설립된 것이다.
여의도 대교·장미·화랑 3개 단지 아파트는 통합재건축을 전제로 서울시 정비사업 패스트트랙 정책인 신통기획 합류를 검토하고 있다. 이들 단지는 지난 7월부터 관련 동의서를 걷는 중이다.
이 같은 상황서 여의도 재건축 단지의 신고가 사례도 경신되고 있다. 여의도 ‘삼부아파트’ 전용 146㎡는 지난 8월 32억원(12층)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7월 7일 거래된 30억3000만원(13층)보다 1억7000만원 오른 것이다. ‘화랑아파트’ 전용 146㎡는 지난 8월 27억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2월 24억원보다 3억원 오른 값에 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