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곳간 풀어도 안 잡히는 환율…금통위 2연속 빅스텝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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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곳간 풀어도 안 잡히는 환율…금통위 2연속 빅스텝 무게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2.10.06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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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한달 간 27조원 쏟아붓고도 환율급등 방어 실패
"달러매도 개입도 역부족"..."연말 기준금리 3.50% 가야"
외환당국의 달러매도 개입에도 환율상승 방어에 실패하면서 한은이 2연속 빅스텝에 나설 거란 관측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 8월25일 열린 한은 금통위 회의에서 이창용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외환당국의 달러매도 개입에도 환율상승 방어에 실패하면서 한은이 2연속 빅스텝에 나설 거란 관측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 8월25일 열린 한은 금통위 회의에서 이창용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한국은행이 원·달러 환율 급등세를 막기 위해 한 달 만에 30조원 가까운 자금을 쏟아부었다. 그런데 역부족이었다. 지난 9월 한달 간 환율은 7% 가까이 급등했고 11년래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달러 매도 개입을 통해 외환시장의 쏠림 현상을 막고 환율의 오버슈팅(펀더멘털과 괴리된 과도한 급등)을 완화하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실패한 셈이다.,
일각에선 한은이 베이비스텝(0.25%포인트 금리 인상) 포워드 가이던스를 대외적으로 선전해 환율 상승을 부추겨놓고 거액의 외환보유액만 소진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전문가들은 한은이 연내 두 차례 남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속 빅스텝(한번에 0.50%포인트(p) 인상)에 나설 거간 관측을 내놓고 있다.   6일 한은이 발표한 9월말 외환보유액 잔액은 4167억7000만달러로 한 달 전보다 무려 196억6000만달러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달러 유동성이 부족하고 자본유출이 커졌던 2008년 10월 외환보유액이 274억2000만달러 감소했던 게 가장 큰 규모로 줄었던 사례인데, 이번이 역대 두 번째로 감소폭이 컸다. 외환보유액 규모 자체는 2020년 중반 수준이지만 연간으로 따져보면 올 들어 463억5000만달러가 줄어들었다. 외환위기였던 1997년(128억3000만달러) 감소폭보다 더 큰 것이다. 원화로 따지면 9월 평균 환율 1400원 적용시 27조5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중 외환보유액 감소에 가장 크게 영향을 준 것은 단연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전후로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자 한은은 외환보유액에서 미 국채 등 유가증권 일부를 팔아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내다팔았다. 다만 외환당국이 이 같은 환율 방어 대책이 성공했는지 반문한다면 '아니오'가 맞다. 9월 환율은 6.9%나 급등했다. 2011년 9월(10.4%) 이후 1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9월 1일 발표된 8월 무역수지가 94억7000만달러 적자로 통계 작성 이후 최악의 기록을 낸 데 이어 8월 중순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우려가 더해지며 달러인덱스가 114선을 넘어서는 등 환율이 급등세를 보였다. 실제로 FOMC회의 결과 금리 점도표가 연말 4.4%(중간값), 내년 최종 금리 4.6%로 전망되자 환율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1400원을 뚫고 장중 1442.2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오 국장은 개입 효과에 대해 “(개입을 통해)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시장 심리 회복에 도움을 줬다”며 “단순히 환율 수준이나 상승폭을 갖고 실효성을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한은의 이같은 해명이 적절한지 여부를 떠나 외화 수급 쏠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다른 대응책도 내놔야 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무엇보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8월 25일 금통위 회의에서 밝힌 ‘당분간 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리겠다’는 포워드 가이던스가 한미 금리 역전폭을 더 벌릴 것으로 시사됐고, 결과적으로 환율을 더 끌어올렸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이에 시장의 관심사는 한은이 향후 보여줄 통화정책 방향에 쏠려있다. 한은이 적극적 금리인상에 나설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국과 미국 간 금리 격차도 부담이다. 미 연준은 인플레 상황이 지속되자 지난달 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p 올리며 세 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오는 11월 FOMC에서도 자이언트 스텝을 예고한 상태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는 약 0.75%p 벌어졌다. 이달 한은이 빅스텝을 한다고 해도 한미 금리역전은 0.25%p로 여전하다. 과거 한미 금리역전이 발생한 시기 최대 금리차는 1.5%p였다. 당시 자본유출 등 금융시장의 혼란이 발생하지는 않았다는 게 한은 설명이지만 한미 금리역전에 대한 부담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KB증권은 한은이 10월과 11월 연속으로 ‘빅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준금리는 연말 3.50%에 이를 거라는 예상도 덧붙였다. KB증권은 지난 5일 ‘한국 국채: 단기간 불안은 해소됐지만 근본적인 문제점은 잔존’ 보고서에서 "미 연준의 pivot(중심점 이동) 기대로 달러 강세의 압력은 둔화됐지만 강달러 요인은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연준의 통화정책 중심이 물가 대응에서 환율 대응으로 이동하고 있는 만큼 한은도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빠른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물가 우려가 높다는 점에서 한은은 추가 인상을 이어나갈 것"이라면서 "더욱이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원화 약세가 향후 수입물가 상승시켜,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한은은 10월에 이어 11월에도 0.50%p 인상을 통해 연말 기준금리는 3.50%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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