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속 금리인상 후폭풍…이자 못 내는 기업ㆍ소상공인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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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연속 금리인상 후폭풍…이자 못 내는 기업ㆍ소상공인 쏟아진다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2.10.16 1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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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99.6% "고금리 대비책 없다"...한계社 줄도산 우려
빚 못갚는 소상공인 '124만명'..."정책자금 등 대책 촉구"
기준금리가 5연속 인상되면서 대출 이자도 내기 힘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쏟아질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기준금리가 5연속 인상되면서 대출 이자도 내기 힘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쏟아질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자동차부품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최근 3년간 적자를 감수하며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에서 주요 부품을 수입해 완제품을 만들어 완성차 업계에 부품을 납품하는데 최근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수익이 줄어 대출로 겨우 버티고 있다.  A씨는 위기를 넘기려면 추가로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인데 그마저도 쉽지 않다고 한다. 최근 A씨가 문의한 주거래은행에서 제시한 대출금리가 7% 넘게 치솟았는데 최근에도 기준금리가 인상됐으니 이자 부담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됐다.
고금리에 신음하는 건 소상공인들도 마찬가지다. 서울 강서구에서 5년째 음식점을 운영하는 B씨는 버거운 대출 이자에 속이 타들어간다고 한다. 그는 코로나19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이제 숨좀 쉴 줄 알았는데 변동금리 대출 이자가 최근 2배 가까이 불어났고, 식자재 물가도 치솟아 식당을 접고 다른 장사를 해야할지 고민 중이라고 한다. 한국은행은 지난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2.5%에서 3.0%로 0.5%포인트 올렸다.  가파른 금리인상은 경제주체들에게도 직격탄이 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줄도산과 폐업을 고민해야 할만큼 벼랑끝에 내몰린 형국이다.  지난달 29일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금리인상에 따른 부실 소상공인 추정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3%로 올릴 경우 124만 명이 넘는 한계 소상공인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영업이익에 변동이 없는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3%로 인상될 경우, 4분기 연속 영업이익으로 부채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 상황에 직면한 개인사업체는 86만4123개, 한계 소상공인은 124만2751명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한계 소상공인이란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조차 내지 못하는 부실 상황이 1년 이상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해당 조사를 맡은 정은애 연구위원은 "전체 기업체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소상공인은 부실이 발생할 경우 그 규모가 매우 크고 사회에 전파되는 파장 또한 크다"고 했다. 정 연구위원은 "소상공인의 부실은 가계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부실 소상공인에 대한 조사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계는 이번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 경고음을 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최근 입장문을 통해 "중소기업계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중기중앙회는 금융권을 향해서도 과도한 대출금리 인상 자제를 촉구했다. 기준금리 인상 소식이 알려진 직후 중기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금통위의 2회 연속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중소기업은 코로나19 장기화에 이어 원자잿값 급등과 대출금리 인상, 글로벌 경기침체 등 대내외 경영 여건 악화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10월 5대 시중은행의 기업부채 잔액이 가계부채 잔액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8월 신규취급액 기준 4.65%로 가계대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4.34%)를 상회해 금융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복합 경제위기에 일시적으로 위기에 처한 중소기업이 쓰러지지 않도록 정책자금 지원 확대 등 적극적인 금융지원 대책을 마련해달라"며 "금융권도 기준금리 인상폭 이상의 과도한 대출금리 인상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코로나19로 소상공인의 부채가 급등한 상황인데 최근 고물가·고환율·고금리에 따른 삼중고로 회복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며 "끝을 모르고 치솟는 금리는 한계에 직면한 소상공인을 부실로 내몰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소공연은 "한국경제연구원은 기준금리가 1%p 상승할 경우 자영업자 가구당 연이자가 160만원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며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인해 경영여건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소상공인마저 한계 상황에 내몰리고 부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소공연은 "현재의 소상공인 대환대출 대상을 사업자대출 외에 사업주개인대출까지 확대 적용하고 추가 정책자금 등 세심한 금융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금융권이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금리를 과도하게 인상하지 않도록 지침을 마련해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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