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주식 다 팔아도 장부가 밑돈다…힘 실리는 '저평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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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주식 다 팔아도 장부가 밑돈다…힘 실리는 '저평가론'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2.10.18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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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PBR 역사적 저점 도달...'헐값' 된 실적대비 주가
外人 매수세도 긍정적..."투자자들 개별종목 대응해야"
국내 주식시장이 실적 대비 저평가 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개별 종목에 대한 저점 매수 기회가 올 거란 관측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주식시장이 실적 대비 저평가 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개별 종목에 대한 저점 매수 기회가 올 거란 관측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지난 9월 급락세를 겪은 주식시장이 반등의 기지개를 펼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 지수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이 역사적 하단으로 밀려 내려온 만큼 작은 호재에도 ‘데드 캣 바운스’(하락장 속 일시적 반등)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코스피 지수는 2200선을 넘나들며 널뛰기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이 역사적 저점을 이루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직전 저점이었던 7월 초와 지금을 비교하면 금리와 환율은 훨씬 더 높아졌지만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 배경은 현재의 주식시장이 현저하게 저평가 됐다는 인식이 기저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18일 케이프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200 종목 가운데 약 35%에 해당하는 70개 기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전체에서 하위 5% 미만에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코스피200 기업의 PBR가 다른 기업들에 비해 낮다는 의미다. 또 절반 이상(106개 기업)은 PBR 하위 15% 이내에 자리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중 PBR가 0.5배 이하인 기업이 40%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상장사 10곳 가운데 4곳의 주식이 실제 가치의 절반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뜻이다. 2019년 미국·중국 간 무역분쟁 당시(40%)와 비슷한 수준이다. 약세장이 길어지면서 코스피 시장의 밸류에이션 하락이 지속되고, 연초 1.18배 수준이었던 코스피 12개월 선행 PBR는 0.86배 수준까지 내려왔다. 2006년 이후를 기준으로 볼 때 하위 1.93% 수준이다. 해당 기간 중 현재 PBR 수준을 밑돈 기간이 전체의 약 1.93%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손주섭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 기업 가운데 2006년 이후 최저 수준의 PBR를 나타내고 있는 종목은 전체의 10% 수준인 20개에 이른다"며 "이들 종목은 신규 상장 등으로 하단을 가늠할 수 있는 과거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거나 과거의 하단을 이미 뚫고 내려간 종목으로, 저평가보다 주의해야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 소프트웨어는 지난달 역사적 저점을 경신했다. 운송, 소매·유통, 화장품·의류, 증권, 필수소비재 등은 과거 저점에 근접했다. IT가전, 건강관리, 조선, 보험, 기계 등의 현 위치는 저점에서 크게 동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코스피에서 순매도 행진을 이어온 외국인이 최근 8거래일 연속 '사자'를 나타내며 지수 하방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점도 저평가 됐다는 판단에 힘을 실어준다. 이를 두고 이제는 저점 매수 타이밍이 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지수의 본격적인 반등을 논하는 것은 시기 상조로 아직 경제와 기업 실적이 수요둔화를 온전히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추세적 반등이 진행되기는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20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은 지난달 29일 이후 11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달 흐름과 비교하면 확실하게 상반된 흐름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코스피에서 2조1239억원을 팔아치웠다. 이 영향에 코스피는 지난달 2472.05에서 2155.49로 300포인트 넘게 수직 낙하했다. 코스피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외국인 수급인 만큼 이제는 지수가 반등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싹트고 있다. 실제 코스피는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이달 첫째주 3.59% 상승하며 반등의 실마리를 풀어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아직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은 가운데 글로벌 경제와 기업 실적 등이 수요 둔화 우려를 완전히 반영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향후 주식시장 환경도 투자자들에게 녹록지 않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만들었던 환경과 변수들이 크게 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인플레이션 목표에 도달하기 전까지 금리 인하 기대를 제한할 전망이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 변동성지수는 아직 정점을 지나지 못했다"며 "외국인 순매도 여력까지 고려하면 코스피지수는 기술적 관점에서 추가 하락할 수 있는 여력을 남겨 두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 조정은 새로운 악재가 등장했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머릿속으로는 알고 있던 내용을 실제로 확인하는 과정"이라면서 "가장 큰 악재는 예상치 못한 악재라는 말도 있듯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재확인하는 과정은 불편하지만 급격하기보다는 완만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문제는 아직 경기의 가장 어두운 지점이 도래하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가 최근 인터뷰에서 '6~9개월 내에 침체에 빠질 것 같다'고 언급했듯 아직 경제와 기업 실적이 수요둔화를 온전히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추세적 반등이 진행되기는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주가지수에 대해서는 레벨 다운된 박스권 등락을 염두에 둘 것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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