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 '탄탄' 강소 바이오, 사우디서 빛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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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 '탄탄' 강소 바이오, 사우디서 빛 본다
  • 이용 기자
  • 승인 2022.11.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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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바이오로직스·비피도·지엘라파, 사우디와 업무 협약 체결
사우디, 3개사와 전염병 방역·웰빙식품 생산 체계 구축…중동 특수 기대
왼쪽부터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와 압둘라흐만 알 무타이리 아라바이오 대표이사가 콜레라 백신 공급 업무협약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유바이오로직스

[매일일보 이용 기자]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한국-사우디 간 바이오 분야 파트너로 국내 강소 바이오사들을 선택했다. 사우디의 100조원대 대규모 프로젝트가 추진되는 만큼, 관련 기업들의 막대한 중동 특수가 기대된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사우디 간 26개의 사업 협력 중 바이오 분야에는 유바이오로직스, 비피도, 지엘라파가 포함돼 있다.

이들은 국내에서 비교적 인지도가 높지 않은 기업이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독자 기술을 갖춘 강소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사우디 측은 ‘네옴시티’ 등을 비롯한 내부 보건 이슈에 각 기업의 주요 사업과 중동과의 인연을 눈여겨보고 이들을 선정한 것으로 보인다.

지엘라파는 사우디에서 바이오 인큐베이션 센터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회사의 핵심 산업은 대장균 배양, 포유류 세포 배양, 펩타이드 합성 및 제형의 3가지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재조합 단백질, 합성 펩타이드, DDS 바이오 유사체 등 바이오 의약품에 특화된 제약 기술 개발이다. 향후 센터를 통해 사우디 내 바이오 산업에 전반적으로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

공식 홈페이지조차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아 국내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의외로 굵직한 국가적 사업을 맡은 바 있다. 러시아의 첫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를 위탁생산한 경력도 있다.

사우디가 지엘라파를 선정한 배경에는 그간 중동과의 인연이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요르단의 JOSWE사와 30억 원 규모의 항생제 수출 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해에는 아랍 에미리트 제약사 야스 파마슈티컬스와 현지 합작법인 '야스라파'를 설립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왕세자 방한 기간에 사우디 바이오 기업 아라바이오와 먹는 콜레라 백신 ‘유비콜-플러스’ 공급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콜레라는 국내를 비롯한 선진국에서도 거의 발생하지 않았던 만큼, 유바이오로직스의 관련 백신 산업은 주목도가 부족했다. 최근 샨타 바이오텍(사노피 인도 자회사)도 올해 콜레라 백신 생산을 중단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사업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장시킨 결과, 사실상 전 세계 콜레라 백신을 독점 공급하게 됐다.

중동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 과거에 쓰던 수도관을 그대로 사용하고, 대도심에서도 생활용수가 부족해 콜레라에 취약하다. 때문에 최근 예멘, 레바논, 시리아, 아프카니스탄 등 중동에 콜레라가 창궐해 백신 수요 또한 급증하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관련 사업을 놓지 않은 덕에 이번 협약으로 큰 수익을 올리게 됐다.

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이번 MOU는 콜레라가 발발하고 있는 중동지역에 공공시장 대비 판매단가가 몇 배에 이르는 사설 시장 가격으로 본격 진출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비피도도 사우디 의약품 제조업체 ‘Jamjoon Pharma’와 프로바이오틱스 생산에 뛰어든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체내에서 건강에 이로운 효과를 주는 살아있는 균이다.

지난 10년 동안 사우디, 아랍 에미리트, 쿠웨이트 등에서는 웰빙 열풍이 불어 시장 선점을 노린 건기식 회사들의 진출이 이어지는 중이다. 일동제약과 쎌바이오텍도 프로바이오틱스 원료의 할랄 인증을 받은 바 있다. 다만 중동 각국의 허가에는 마땅한 기준이 없는 만큼, 상업성은 미지수다.

아랍 에미리트 세금 공무원 헤이삼 하나쉬는 “이슬람 국가에 식품·의약품을 판매하려면 하람 원료가 없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게다가 당국의 허가가 났어도 국민들도 외국산을 잘 신뢰하지 않는다”며 “아마도 사우디 측은 외국 기업들이 내미는 서류를 일일이 검토하는 것보단, 자국 기업과의 협약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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