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세컨드 브랜드’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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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세컨드 브랜드’ 전성시대
  • 권희진 기자
  • 승인 2013.10.1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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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속 모 브랜드 매출 앞지르기도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착한 가격에 고급스런 이미지는 그대로 간직한 ‘세컨브랜드’가 패션업계의 효자상품으로 등극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오랜 불황에 합리적 소비행태가 반영, 그럼에도 패션 감각은 뒤지지 않으려는 젊은 수요층들의 욕구가 고스란히 세컨브랜드로 자리 이동한 셈이다.

세컨브랜드란 유명브랜드가 내놓은 일종의 하위브랜드로, 모 브랜드와 디자인도 유사하고 이름까지 빌려 쓰지만 가격은 훨씬 저렴하게 책정돼 있는 게 특징이다.

실제로 핸드메이드 슈즈 브랜드 ‘바바라’가 최근 론칭한 ‘까밀라’의 가격은은 모 브랜드보다 50% 이상 낮은 6만원대 중반으로 책정했고, 지고트 재킷 가격은 보통 40만~50만원대인 반해 JJ지고트는 10만~20만원 수준이다. 또 ‘바네사브루노’의 세컨드 라인인 ‘바네사브루노 아떼’도 모 브랜드 보다 가격은 평균 30% 싸다.

가격 경쟁력은 지니면서도 고급스런 이미지는 그대로 구축하고 있는 세컨브랜드는 이미 패션시장의 새로운 다크호스로 부상,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패션이 세컨 브랜드로 출시한 ‘바네사브루노 아떼’는 지난 해 9월 론칭 첫해 매출이 당초 예상액의 300%를 넘었고, 이 같은 성장세를 유지해 올해 매출 25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질스튜어트의 세컨드 브랜드 ‘질바이질스튜어트’도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증가했고, 도나카란의 세컨브랜드 DKNY는 기존 브랜드가 구축한 이미지와 합리적인 가격대로 젊은 층 공략에 성공, 매출이 20% 이상 신장했다.꼼데가르송의 세컨드 브랜드인 ‘꼼데가르송 플레이’도 전년 20%에서 올해 30%로 상승했다.

성인 캐주얼 브랜드 지센의 세컨 브랜드 ‘지스바이’는 전년대비 25% 매출 신장세 보이며 올해 20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센은 내년 전 상품 라인의 확대에 따른 객단가 상승과 매장당 효율성 개선 등으로 향후 2700억원대로 뛰어 오르겠다는 전략이다.

‘멋에 관심이 많은 남성’들이 늘면서 남성 의류 브랜들도 중저가 리뉴얼을 통해 남심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이는 실제로 매출로 직결되고 있다.

LG패션의 남성복 타운젠트의 세컨브랜드 ‘TNGT’ 역시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7% 이상 신장했고, 가두점 브랜드로 양재점과 명동점은 월평균 2억~3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패션에 대한 뚜렷한 취향과 트렌드에 민감한 남성들의 증가는 저렴하면서도 활용도 높은 브랜드를 대거 선보이게 하는 배경”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모 브랜드의 매출을 가뿐히 추월하며 세컨브랜드의 위엄을 확고히 하는 브랜드도 있다.

마크제이콥스의 세컨드 브랜드인 ‘마크 바이 마크제이콥스’는 모 브랜드 못지않은 인기로 브랜드 파워를 자랑한다.

올 8월 현대백화점 의유 매출을 보면 오브제는 5%의 신장률을 기록했지만 세컨드 브랜드인 ‘오즈세컨’의 매출은 7.2%로 성장했고, 미샤와 잇미샤는 4.2%와 6.4%의 매출 신장률을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 입장에서 세컨드 브랜드는 기존 브랜드가 구축한 이미지와 충성 고객을 공유할 수 있어 실패 위험이 비교적 낮은 사업인데다 불경기에 신규 브랜드를 선보이는 모험 대신 보다 안전한 방법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새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어 다수의 브랜드들이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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