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얼마전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작년 미니시리즈 최고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지금까지 재벌가를 소재로 하는 드라마는 많았지만, 이 드라마가 특히 더 인기를 끌었던 요인은 현실감 있는 생생한 경제사에 대한 묘사였다고 생각한다.
대선 자금을 어느 후보에게 전달할지 고민하는 진양철 회장에게 기막힌 답을 제시하는 진도준, 참여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이 된 순양가의 사위 최창제가 불법 대선 자금 수사에 착수하게 되면서 검찰 수사를 받게 될 위기에 처한 순양가. 이러한 극 중 상황을 보며 대중들은 한편으로는 씁쓸한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정경유착과 돈선거는 해방이후 우리 선거사에서 나타났던 고질적인 악습이다. 이러한 악습은 돈선거를 근절하겠다는 국민의 의지가 반영된 공직선거에서는 점차 사라지고 있는 반면, 특정 선거인으로 구성된 조합장선거에서는 아직까지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조합장선거는 조합의 특성상 마을단위, 사업단위를 기본으로 하여 선거인들이 대부분 혈연·학연·지연으로 연결되어 있고 선거 관련 금품 수수를 조합원들에 대한 환원사업의 연장으로 인식하는 등 범죄의식이 부족해 금품이나 향응 제공을 당연히 여기거나 이에 해당하더라도 서로가 쉬쉬하며 이에 대한 신고를 회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당선 후 조합장의 예산남용 및 전횡으로 이어져 조합의 재정건정성에 악영향을 끼치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그 피해는 조합원들 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다. 따라서 돈선거로 치러진 조합의 미래는 결코 밝지 못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조합장선거를 투명하게 관리하겠다는 입법자의 의지가 반영된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이 제정됨에 따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농업협동조합, 수산업협동조합, 산림조합으로부터 선거사무를 위임받아 2015년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실시한 이후로 다가오는 3월 8일 벌써 세 번째 전국에서 동시에 조합장선거를 실시하게 된다.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도 특별 단속을 통해 돈선거 척결에 총력을 다해 대응할 것이니만큼, 조합원 및 관계자의 깨끗한 선거에 대한 의지가 어느때보다 절실하게 요구되는 때이다.
극 중 진양철의 사위 최창제가 “현대 사회는 고질적인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투명한 정치와 보다 성숙한 민주사회로 도약할 것을 요구합니다. 대선자금 수사에 여와 야는 따로 없습니다. 성역 또한 없습니다. 오직 진실을 향한 공정과 정의만이 있을 것입니다” 라는 연설로 대중들의 인기를 끈 것처럼, 이번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도 돈선거가 아닌 정책과 공약으로 승부한 정직한 후보가 당선돼 조합장선거가 돈선거라는 오명을 벗고 정직한 선거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