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부, 반도체법 1월 통과…韓 국회 반도체법 난항 전망
정부·국회, 수소산업 1등 육성책 내놨지만 현장서 혼선 빚어
[매일일보 박효길 기자] 글로벌 반도체 혹한기 속 우리 반도체 지원이 시급한 가운데 국회 ‘반도체법’ 통과 난항이 전망된다. 또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수소산업’도 정작 현장에서는 혼선을 빚는 모양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오는 14일 조세소위원회를 열고 조세특별제한법(조특법) 개정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야당은 세액공제 상향의 실익을 철저히 따져보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진통이 예상된다.
앞서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설비 투자 세액공제율을 최대 25%까지 높이는 대기업 반도체 설비투자에 대한 추가 세제지원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회가 조특법 개정안 논의에 들어간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당시 회견에서 “법인세 최고세율을 22%로 3%포인트 인하하는 방안을 국회에 가져갔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1%포인트에 그쳤다”며 “법인세에서 (정부의) 의도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투자세액공제율을 대폭 상향하게 됐다”고 추진 배경을 밝혔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우리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최근 부진을 기록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황 악화가 현실화로 나타났기 때문에 정부가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반도체(DS)부문 영업이익이 1년 만에 97% 가까이 급감했다. 삼성전자의 DS부문 매출은 20조700억원, 영업이익은 2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22.8%, 영업이익은 96.9% 줄었다.
SK하이직스는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1조701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영업이익 4조2195억원)와 비교해 10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업계는 투자 축소와 감산 기조로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공급이 늘지 않아 재고는 상반기 중 정점을 기록하고 점차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의 라이벌인 대만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사 TSMC는 대만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대만은 이미 지난달 7일 반도체에 대한 연구개발(R&D) 비용의 세액공제율을 15%에서 25%로 높이고 새 장비 구매 투자도 5%의 세액공제를 추가하는 ‘대만판 반도체법’을 처리한 상황이다.
정부가 글로벌 1등을 목표로 추진 주인 ‘수소산업’도 난항을 빚고 있다. 앞서 국회와 정부는 지난해 5월 수소법을 개정해 수소발전 시장과 청정수소 발전 의무화제도(CHPS)에 대한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 제도는 정부가 연도별 수소 발전량을 설정하고 제시한 입찰량에 맞춰 발전 사업자가 연료전지, 수소·암모니아 혼소, 수소 터빈 등을 이용해 만든 수소연료를 구매하거나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수소발전 입찰시장’을 연다는 게 골자다.
국내 수소기업 협의체인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수소 투자 계획은 43조원에서 최근 50조원 이상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업계의 준비와 달리 수소발전 입찰시장 개설은 미뤄지고 있으며 입찰 규모도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다.
산업통산자원부 관계자는 “2030년까지 R&D 계획을 가지고 쭉 추진하고 정권에 상관없이 달라지는 것 없이 가고 있다”며 “업계에서 지금 전세계적으로는 수소가 기존처럼 붐이 많이 일어나면 달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메이저 기업들 주문 물량이 늘고 있고 기업 생산량을 늘리려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