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이자장사'로 배를 불리지 말라는 금융당국의 경고에 국내 카드사들이 대출금리 인하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당초 은행권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비판 기류가 금융권 전방위로 퍼질 조짐을 보이면서 자발적인 조치에 나선 거로 풀이된다.
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카드 등 7개 주요 카드사의 장기카드대출(카드론) 평균금리는 14.67~15.90%다. 이들의 지난해 말 카드론 평균 금리는 최고 16.36%였다.
우리카드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지난 1월 말 기준 14.70%로 전월(16.36%) 대비 1.66%포인트 내렸다. 지난해 12월 우리카드의 카드론 평균 금리가 16.36%를 기록하는 등 최고 16%대를 기록했던 카드론 금리가 최고 15%대로 하락한 것이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와 신한카드의 카드론 평균 금리도 각각 15.13%, 14.67%로 전월 대비 0.53%포인트, 0.36%포인트 하락했다.
개인 신용대출 금리를 살펴보면, 삼성카드는 지난 1월 말 기준 14.95%로 전월(17.72%) 대비 2.77%포인트 내렸다. 신한카드는 14.96%로 전월(16.21%) 대비 1.25%포인트 하락했다.
앞서 카드사들은 지난해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금리가 오르면서 자금조달 부담이 커지자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등의 대출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해왔다. 카드사는 수신 기능이 없어 운영 비용의 70%를 여전채를 통해 조달한다.
그러나 올 들어 시장 금리가 큰 폭 하락함에도 불구하고, 대출 금리는 움직이지 않았다. 여전채 무보증 AA+(3년물) 평가사 평균 금리는 지난해 초 2.4%대에서 11월에는 6.0%초반대까지 올라서며 연고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현재는 평균 4.2%를 수준이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16일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 전략 부문 임원들을 불러 모아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과 리볼빙 등의 대출성 상품·서비스 금리 인하를 주문했다. 카드채 조달금리 안정화로 비용 부담이 줄었으니, 서민 급전 창구로서의 역할을 해달라는 것이다.
카드사 대출금리는 계속해서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이자율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데다 조달금리 인하 흐름도 관찰되고 있어서 대출금리도 더 내려갈 것"이라면서 "다만 그간 높은 금리에 발행했던 여전채 잔여물량이 있어 인하 속도가 빠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