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측근 사망에…다시 거세지는 '사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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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측근 사망에…다시 거세지는 '사퇴론'
  • 문장원 기자
  • 승인 2023.03.12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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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사 초대 비서실장 극단 선택…비명계 "도의적 책임 져야"
김종민 "이 대표, 문제 다루는 태도에서 책임지는 자세 필요"
친명계 "당에서 아직 주저하는 의원들, 이제 결단하시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시청 광장 동편에서 열린 ‘강제동원 굴욕해법 무효 촉구 2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시청 광장 동편에서 열린 ‘강제동원 굴욕해법 무효 촉구 2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이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이 대표의 거취에 대한 압박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비이재명계(비명계)가 이 대표 자진 사퇴에 더욱 힘을 싣는 가운데 이 대표는 이번 사건의 책임이 검찰 수사에 있다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9일 숨진 채 발견된 이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모씨(64)는 유서에서 "(이 대표가)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시라. 더 이상 희생은 없어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의 측근들이 검찰 수사를 받던 중 극단적 선택이 이어지자, 이 대표가 이제는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비이재명계인 윤영찬 의원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도의적 책임을 지라"며 이 대표 사퇴를 요구했다. 윤 의원은 "단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버리고, 삶의 이유인 가족을 떠나야 할 만큼, 그분들을 고통에 빠뜨렸던 원인이 대체 무엇이었을까"라고 반문하며 "이 대표가 말한 대로 검찰의 무리한 수사 때문이라면 속히 밝혀야겠지만, 이 대표 본인이나 주변에서 고인에게 부담을 주는 일이 있었다면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십년 넘게 자신을 위해 일했던 사람"이라며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그게 인간이고 그게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비명계 김종민 의원은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죄가 있다고 단정하는 건 아니다"면서도 "민주당 또는 이 대표가 문제를 다루는 태도에서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과 이 대표의 자세, 태도 등에  대한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들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사퇴 여부를 판단하는 건 딱 두 가지"라며 "이 대표 본인의 결심이나 결단이 하나고, 하나는 민심이다. 민심이 말하고 있는 게 무엇인지, 어디로 갈 건지 저희 의원들도 사실 궁금하다"고 했다. 이 대표가 자진 본인 결단 혹은 민심에 의해 사퇴하는 두 방법뿐이라는 것인데, 최근 당 지지율이 하락세인 상황에서 사실상 자진 사퇴를 우회적으로 촉구한 셈이다.

비명계는 세 과시를 통해 이 대표의 사퇴를 거듭 압박할 모양새다. 당내 비명계 모임인 '민주당의 길'은 오는 14일 '대선 1년 대한민국과 민주당'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다.

그럼에도 이 대표는 이번 사건의 원인을 검찰의 무리한 수사에 있다며 오히려 정부 규탄 목소리를 내며 정면 돌파 의지를 다지고 있다. 비명계의 '사퇴론'을 사실상 일축한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10일 경기도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이게 검찰의 과도한 압박 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지, 이재명 때문인가"라며 "아무리 비정한 정치라고 하지만 이 억울한 죽음들을 정치도구로 활용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사당하는 게 제 잘못인가. 주변을 먼지 털듯이 털고 주변의 주변까지 털어대니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견뎌내나"라며 "그야말로 광기다. 검찰의 이 미친 칼질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

지난 11일에는 '강제동원 굴욕해법 강행 규탄 2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친일 본색이 그들의 진정한 내심"이라며 "영원한 권력은 없고, 국민을 이기는 권력도 없다. 역사의 정의를 배신했다가 몰락해간 박근혜 정권의 전철을 밟지 말라"고 대정부 공세 수위를 높였다.

친명계도 이 대표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당내 강성 모임인 '처럼회' 소속 황운하 의원은 "검찰의 만행에 치가 떨린다. 검찰이 수사의 이름으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을 저지른 것"이라며 "검찰 직접수사의 비극은 이제 끝내야 한다. 검찰의 간접살인에 의한 죽음의 행렬은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처럼회 소속인 김용민 의원도 "검찰은 수사하면 안 된다. 기소와 수사가 한 몸인 게 이렇게 심각하다"며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검사를 탄핵해야 한다. 당에서 아직도 주저하는 의원들, 이제 결단하시기를 바란다"며 검찰과 당내 비명계를 겨냥했다.

이 대표는 오는 15일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와의 공식 간담회에 참석해 의견을 수렴하며 소속 의원들과의 소통하는 자리를 늘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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