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외에 안보, 사회, 문화 등 협력 확대 논의 전망
尹-기시다 공동선언 가능성도
매일일보 = 이진하 기자 | 우리 정부의 일제 강제징용 해법 발표를 계기로 이번 주에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이 예정됐다. 이번 회담에서 우리 정부는 경제와 안보에 초점을 두고 협력을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더불어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공동선언을 내놓을 지도 이목이 집중된다.
13일 대통령실과 재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한일정상회담을 위해 16~17일 이틀간 일본을 방문한다. 이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도 함께 비행기에 오른다. 양국 정부가 외교를 재개하는 상황에서 경제계도 교류 활성화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일본 경제단체인 게이단렌과 오는 17일 일본에서 간담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다. 간담회에는 이 회장과 최 회장, 정 회장이 참석할 예정이고,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참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강제징용해법 발표 때 강조했던 양국 청년 간 교류 증진 등의 사업을 위해 공동 기금을 조성하는 '미래청년기금(가칭)'의 규모와 사용 계획 등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또 그간 일본이 일방적으로 강행했던 수출 규제 해제와 복원 등이 이뤄질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를 계기로 12년 동안 중단됐던 '셔틀외교'(상대국을 오가는 정례 정상회담) 재개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발표할 공동 성명 여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우리 정부가 지난 6일 발표한 강제동원해법으로 인해 국민들이 크게 분노하고 있는 만큼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보다 진전된 사과 입장을 내놓을 경우 부정적인 국내 여론도 줄어들 것이란 해석이다.
앞서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방일이 나흘 앞둔 12일 강제징용 배상 해법에 관한 윤 대통령의 지난 7일 국무회의 발언을 짧은 영상 콘텐츠로 만들어 배포하는 등 여론전에 주력했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정부 해법은 대선 공약을 실천한 것"이라며 "취임 초부터 외교부에 해결 방안을 주문했고, 그동안 여러 우여곡절을 통해 정부의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당시 외교 정책 핵심 방향으로 △한미 경제·안보동맹을 통한 확장억제 강화 △김대중-오부치 정신의 계승과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글로벌 중추국가 지향 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이 강조하는 미래지향적인 현안으로 '안보'가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날로 고조되는 상황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정상화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지소미아는 2016년 11월에 체결된 것으로 우리나가 정부 수립 이후 일본과 맺은 최초의 군사 관련 협정이다. 한일은 이 협정으로 북한군과 북한 사회 동향, 핵·미사일 관련 정보 등 군사기밀을 공유했다. 나아가 양국뿐 아니라 한미일 3국 간 안보협력과 공조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지난 2019년 7월 일본은 우리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확정 판결에 보복 조치로 수출 규제를 단행했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같은 해 8월 일본에 지소미아 종료를 통보하는 공한을 보내 현재까지 중단된 상태로 남아있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사회, 문화 분야 교류도 활성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앞서 공개된 짧은 영상 콘텐츠에서 "강제동원 문제를 조속히 풀어내고 한일 간 경제·안보·문화 분야 교류를 활성화하는 것이 절실하다는 입장을 초기부터 분명히 했다"며 "국민들께 약속한 공약을 실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수출 규제와 관련해 이미 일본 정부로부터 전향적인 입장이 대외적으로 발표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소미아 역시 일본과 우리나라 간에 새롭게 개선되는 한일관계에 따라 어떻게 전개될지 추가 입장이 나오는 대로 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