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암호통신·양자내성암호 융합기술도 채택
매일일보 = 신지하 기자 | KT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이달 13~24일(현지시간)까지 열린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통신표준화 부문(ITU-T)의 연구 그룹 13(SG 13) 회의에서 제안한 양자 인터넷 기술이 국제표준화 과제로 승인됐다고 27일 밝혔다.
ITU-T는 전 세계 통신 분야 정책과 표준화를 주관하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표준화 부문으로, 산하 연구 그룹에서 표준화 과제로 승인된 기술은 회원국 간 논의를 거쳐 국제표준으로 제정된다. KT는 현재 국내 통신사 중 유일하게 ITU 의장단에 진출해 양자 기술의 글로벌 표준화를 이끌고 있다.
양자 인터넷은 광자 간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의 상태를 전달할 수 있는 '얽힘 광자' 현상을 이용해 양자 컴퓨터와 양자 센서, 양자 암호 장비를 양자 네트워크 형태로 연결하는 차세대 인터넷 기술이다. 양자 기술을 활용하는 만큼 기존의 인터넷 기술이 제공하지 못하는 높은 수준의 보안 기능을 갖췄다.
이에 KT 주도로 ITU-T SG 13은 △양자 기기 간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신규 표준화 주제 △양자 네트워크를 활용한 양자 컴퓨터 간 연동으로 양자 컴퓨터의 용량을 확장하는 기술 △양자 네트워크를 활용한 양자 센서 간 연동으로 측정 정밀성을 강화하는 기술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번 양자 인터넷 기술의 국제표준화 과제 승인은 그간 선진국 대비 양자 기술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늦어져 기술개발 가속화에 어려움을 겪었던 한국이 그 격차를 좁히고 양자 기술의 최종 단계로 여겨지는 양자 인터넷의 기술 주도권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KT는 설명했다.
KT는 또 자사가 제안한 양자암호통신(QKD)과 양자내성암호(PQC) 간 융합 기술이 표준화 과제로 신규 채택됐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수학적 복잡도에 기반을 둔 양자내성암호 알고리즘의 보안성을 높이기 위해 물리적으로 절대 보안을 제공하는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융합한 글로벌 규정을 제시한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스마트폰 또는 초소형 드론 등 소형 및 이동형 기기가 무작위 방향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상황에서도 양자암호통신에서 제공하는 양자암호키를 이용해 보안성을 높일 수 있다.
이종식 KT 융합기술원 인프라DX연구소장(상무)은 "KT는 국내 최초로 상용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했던 통신인프라 분야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양자 인터넷 서비스 상용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양자 기술의 연구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