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직 최고위원 송갑석, 정책위의장 '전략통' 김민석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당 정책위의장에 3선의 '전략통' 김민석 의원을 임명하고,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비이재명계(비명계)인 재선의 송갑석 의원을 지명하는 등 소폭의 당직 개편을 단행했다. 체포동의안 부결 사태로 촉발된 비이재명계의 인적 쇄신 요구를 이재명 대표가 전격 수용한 셈이다. 다만 비이재명계가 핵심 교체 당직으로 요구했던 당 사무총장은 그대로 유임돼 향후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은 상황이다.
박성준 대변인은 27일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당직 개편 결과를 발표했다. 박 대변인은 이번 대편에 대해 "통합과 탕평, 안정을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전반적으로 친이재명계가 뒤로 물러나고 비재명계가 전면에 배치됐다. 지난 24일 사의를 표한 임선숙 최고위원을 대신해 '호남 몫'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광주 서구갑을 지역구로 둔 비명계 송갑석 의원을 임명했다. 지난해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 선출직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던 송 의원은 이번 개편으로 당 지도부에 입성하게 됐다. 송 의원은 최근에는 당내 비명계 의원 모임인 '민주당의길' 등을 통해 이 대표 체제에 쓴소리를 해왔다.
신임 정책위의장에는 3선의 김민석 의원이 임명됐다. 김 의원은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원장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낸 '전략통'으로 지난 20대 대선 민주당 경선에서 당시 정세균 후보 캠프에 몸담았으나 계파색은 옅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변인단도 친문재인계로 채워졌다. 신임 수석대변인에 재선 권칠승 의원을, 대변인에 초선 강선우 의원을 임명했다. 또 전략기획위원장에 재선 한병도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문재인 정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낸 권 의원과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낸 한 의원은 대표적인 친문재인계 인사다.
지난 이낙연 대표 체제에서 당 대변인을 맡았던 강 의원은 이번에 다시 당 대변인을 맡게 됐다. 기존 안호영 수석대변인과 임오경·김의겸·김현정·황명선 대변인은 교체됐고, 박성준·한민수 대변인은 유임됐다.
정책위 수석부의장에는 정세균계인 재선 김성주 의원, 디지털전략사무부총장에 초선 박상혁 의원이 지명됐다. 김 의원도 비명계 의원 모임인 '민주당의 길' 소속이다. 박 의원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행정관, 서울시 정무보좌관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이번 당직 개편으로 이 대표 측근 의원 모임 '7인회' 소속 문진석(전 전략기획위원장)·김병욱(전 정책위 수석부의장)·김남국(전 미래사무부총장) 의원은 물러났다. 결과적으로 비명계가 비판했던 '친명계 일색' 당 지도부의 색깔이 어느 정도 옅어진 셈이다. 또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가 이 대표에게 요구한 정책위의장·전략기획위원장·대변인단 등 교체가 모두 받아들여졌다.
다만 비명계가 교체를 요구했던 조정식 사무총장은 유임되며 논란의 여지가 남겼다. 이에 대해 박 대변인은 "사무총장은 당의 균형추 역할을 하는데 조 의원의 평이 좋다"며 "5선으로 안정을 추구하면서 당 화합을 이룰 적임자라는 평가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사무총장이 유임됐지만 전략기획위원장이 비명계로 교체된 만큼 일각에서 우려하는 공천 불이익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친문계로 민주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정태호 의원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사무총장은 공천에 있어서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자리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거기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은 전략기획위원장하고 민주연구원장이다. 거기에서 여론조사들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