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최근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 사태 등 영향으로 뱅크런 우려가 심화하는 가운데 새마을금고가 예금자보호를 위한 출연금의 납입 상한액을 기존 2억5000만원에서 4억원으로 상향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올해 1월부터 개별 금고가 매년 납부하는 예금자보호 출연금의 상한액을 2억5000만원에서 4억으로 늘리고 상한액 초과분에 대해서도 10%를 추가적립하도록 변경했다. 또 출연금 요율도 0.13%에서 0.15%로 0.02% 올렸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예금자보호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 도입했다”고 밝혔다.

상호금융은 은행과 달리 예금자보호 기금을 자체적으로 관리한다. 예금자보호제도는 금융기관에 부실이 발생하면 예금자에게 예금을 최고 5000만원까지 지급해주는 제도다. 새마을금고는 예금자보호법 제정 이전인 1983년부터 예금자보호제도를 운영해왔다. 상호금융 중 예금자보호 출연금 납입액에 상한선을 둔 곳은 새마을금고뿐이다.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말 기준 총 예금자보호 기금은 2조3858억원 보유하고 있다. 예금자보호 기금 적립률이 0.96% 수준에 그쳤다. 1% 중반대를 기록하는 다른 상호금융권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올해 출연금 납입 상한 상향 조치로 납입액이 늘어나 기금 적립률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자산 규모가 제일 큰 삼성전자 새마을금고의 지난해 6월 말 기준 예·적금 등 예수부채는 5조5717억원이다. 지난해 출연금 요율 0.13%를 적용하면 삼성전자 새마을금고가 납부할 준비금은 72억원 정도지만 납입 상한액인 2억5000만원만 납부하면 된다. 그러나 올해부터 상향된 출연금 요율 0.15%를 적용하면 약 84억원으로 늘어나고 이 중 납입 상한액 4억원과 상한액을 제외한 80억원 중 10%인 8억원을 합해 12억원을 낸다. 지난해보다 5배 넘게 증가한 셈이다. 아울러 새마을금고는 예금자보호한도가 상향되면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SVB를 시작으로 글로벌 은행들의 파산이 이어지면서 뱅크런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예금자보호한도를 상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우리나라는 2001년부터 20년 넘게 예금자보호한도가 5000만원이라서 1억원까지 상향하자는 움직임이 있다. 미국은 25만달러(약 3억2700만원), 호주는 25만호주달러(약 2억1600만원), 유럽연합 10만유로(약 1억4000만원), 영국 8만5000파운드(약 1억3500만원), 일본 1000만엔(약 1억원) 등 다른 나라와 비교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다만 대형 금고와 중소형 금고 간의 형평성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일부 대형 금고만 출연금 부담이 대폭 줄어드는 구조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새마을금고의 개별 금고수는 1294개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자산규모 1000억원 미만이다. 앞서 새마을금고 소관부처인 행정안전부는 지난 2019년 새마을금고에 금고간 형평성을 위해 출연금 납부한도 상향 등 출연금 체계를 개선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계속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행안부도 새마을금고의 예금자보호 방안을 제고해 나갈 방침이다. 우선 올해 예금보험공사에 새마을금고 종합감사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안정적인 예금 지급을 보장하기 위해서 상환준비금 의무 예치비율도 50%에서 80%로 상향하는 내용의 새마을금고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며 “금융당국과 공조를 통해 새마을금고 유동성 비율과 상환준비금에 대한 관리·감독을 더 철저히 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