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직 상실여부는 명문 규정 없어… 헌재 결정 따를듯
[매일일보 이승구 기자]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 심판청구가 5일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앞으로 ‘정당 해산’ 절차가 어떻게 진행될지, 해산 결정 후 소속 국회의원들의 의원직 상실 여부는 어떻게 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법무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진보당의 정당해산 심판 청구와 관련, “당의 설립 목적과 활동에 위헌성이 있고 당 전체가 '종북 정당화'돼 존치할 경우 우리나라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우려가 상당히 높다”고 배경을 밝혔다.
앞으로 법무부는 정당해산 심판 청구와 함께 향후 소속 국회의원들에 대한 의원직 상실 선고를 청구하고 정당보조금 수령을 비롯한 각종 정당활동 정지 가처분도 신청하기로 했다.
법무부는 현재 서유럽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 안건을 보고하고, 대통령의 재가를 받으면 헌법재판소에 위헌성당 해산심판 청구를 제기하게 된다.
헌법 제8조는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 정부는 헌법재판소에 해산을 제소할 수 있고, 정당은 헌법재판소 심판에 의해 해산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헌법재판소법에도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정부는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헌재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헌재는 법무부의 청구 원인과 근거, 진보당의 당헌·당규, 정당강령, 구체적인 활동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진보당의 설립 목적이나 활동이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지를 판단하게 된다.
진보당 이석기 의원과 당원들이 지하혁명조직 ‘RO(Revolutionary Organization)’를 조직하는 등 내란음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실이 진보당에 대한 해산 사유가 되는지 여부도 함께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심판 청구가 제기된 날로부터 180일 안에 심리를 마쳐야 하지만 정당해산 청구가 유례없는 일인데다 외국의 사례 등 검토해야 할 법리가 많아 법정기한 내 결론을 내릴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만약 재판관 6명 이상 찬성으로 진보당에 대한 위헌성이 인정되면 정당의 해산을 명하는 결정을 선고하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정당 등록을 말소하게 된다.
정당해산이 결정될 경우 진보당은 자동적으로 해산되고 대체 정당을 창설하거나 유사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 진보당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집회나 시위는 금지되며 집회 또는 시위를 선전·선동하는 것도 금지된다. 당의 잔여 재산은 국고에 귀속되고, 보조금을 받았다면 그 잔액도 국가에 반환해야 한다.
진보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의원직 유지·상실 문제에 대해서는 학계의 의견이 엇갈리는데, 헌법이나 선거법 등에는 이에 대한 명문의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가 이번에 헌재에 해산심판을 청구하면서 의원직 상실 결정도 요구할 예정이어서 결국 헌재의 결정에 따라 의원직의 유지 여부도 판가름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진보당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시청광장에서 대국민성명 기자회견을 열었고, 오후 5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중앙위원-지역위원장 비상연석회의를 진행해 정당연설회도 개최하는등 총력대응 의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