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왕' 사건 후폭풍 잇따라…보증금 반환 꿈도 못 꿔
정부대책 사각지대 여전…사회문제 인식하고 처벌 강화해야
정부대책 사각지대 여전…사회문제 인식하고 처벌 강화해야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지난해부터 ‘빌라왕’, ‘건축왕’ 등 전세사기 조직에 대한 실체가 드러나며 세입자들의 피해 사실이 전해졌지만 정부 대책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과 함께 추가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피해자들 중에는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어 현실성 있는 추가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7일 인천 미추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인천시 미추홀구 한 아파트에서 30대 여성 A씨가 숨진 채로 발견됐다. A씨는 이른바 ‘건축왕’으로부터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로 경찰에 신고를 접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살던 아파트는 전세사기 피해로 인해 지난해 6월 전체 60가구가량이 통째로 경매에 넘어갔으나 지난 2017년 준공됐기 때문에 전세보증금이 8000만원 이하여야 최우선변제금 2700만원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이에 따라 A씨는 보증금을 전혀 돌려받지 못한 상태였다. 앞서 지난 2022년 10월 수도권에서 1100채 이상의 빌라와 오피스텔을 임대해 속칭 ‘빌라왕’으로 불리던 김모 씨의 사망으로 세입자들이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며 전세사기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바 있다. 이후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여전히 사각지대가 존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월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피해자에게 가구당 최대 2억4000만원을 연 1∼2% 저금리로 빌려주거나 최소 6개월에서 최장 2년까지 살 수 있는 긴급거처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이마저 지원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2월 인천시 미추홀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30대 남성 B씨만 해도 지원 대상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아무 지원도 받지 못했다. 그는 집이 경매에 넘어갔을 뿐 매각 기일이 잡히지 않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피해사실확인서를 발급받을 수 없었기 때문에 정부 지원도 받을 수 없었다. 시중 주요 은행의 대출 연장 혜택도 받지 못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