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은 동전 양면…尹 지지율 저조 시 '정부 심판론' 대두 요인
3·8 전당대회 전례 반복 시 '공천'이 총선 최대 '외부 위협' 전망
'외부 기회' 요소는 외교 문제 및 야당 악재, 국정 성과 등 거론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전문가들은 국민의힘의 강점과 약점으로 '친윤' 중심의 당 지도부를 꼽았다. '친윤'이라는 특성이 단일대오 형성에는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내년 임기 중반을 맞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지금처럼 부진을 이어간다면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특히 중도층 확대 측면에서도 '친윤'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아울러 외부 위협 요인으로는 '대통령실의 공천 개입'을 꼽았다. 3·8 전당대회 때 전례를 답습한다면 자칫 총선 패배를 가져올 수 있는 최대 위협을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외부 기회 측면에서는 '외교 문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같은 '야당 악재'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18일 <매일일보>는 총선 D-1년을 맞아 기업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때 사용하는 SWOT 분석법을 토대로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ies), 위협(Threats) 총 4가지를 집중 분석, 전문가들 의견을 들어봤다.
전문가들은 국민의힘 강점과 약점과 관련해 공통적으로 '친윤'을 들었다. 총선이 임박한 시점에서 '친윤'이라는 특성이 상황에 따라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친윤'은 강점일 수도 있고 약점일 수도 있다. 아직은 어느 쪽이 더 유리하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윤 대통령이 내년 초 선거를 앞두고 국민적 지지율이 좋을 때는 강점이다. 반면 지금처럼 지지율이 30%대밖에 안 된다면 윤석열 정권 심판론이 총선을 주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국민의힘 '약점'에 대해 "최근 들어서 너무 '친윤' 일색으로 가는 것"이라면서 김기현 대표 리더십 한계를 예로 들었다. 그는 김 대표 리더십 지적 목소리와 관련해 "너무 당 지도부가 '친윤 일색이다 보니 생기는 현상이다. 당 대표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영역이 굉장히 적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당 내부의 연이은 말실수도 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중도층 확장에는 독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 평론가는 "말실수도 지도부를 '친윤' 일색으로 구성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한쪽으로 치우쳐 가는 것이 선거 때 좋으냐, 아니다"라며 "선거 때 관건은 중도층을 누가 더 많이 가져가느냐에 달린 건데, (이 같은 상황은) 중도 외연 확대에 절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 평론가도 "(당 내부의) 말실수는 중도층, 수도권 민심에는 상당한 역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선거를 앞두고 이런 발언들이 나온다면 그땐 선거를 접어야 할 상황까지 갈 가능성도 높다"고 우려했다.
반면 강점에 대해서는 '변화할 수 있는 역량'과 '다양성' 등 여러 의견이 나왔다. 집권 여당이 가질 수 있는 능력과, 야당이 보유하지 못한 다양성이 국민의힘의 강점이라는 것이다. 박 평론가는 "국민의힘의 최대 강점은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는 것이다. 집권당이고 대통령의 큰 권한이 있기 때문에 결심만 하면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크다"며 "또 하나는 윤 대통령 임기가 1년밖에 안 됐다는 거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잘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평론가는 여당의 최대 강점으로 '다양성'을 들었다. 그는 "국민의힘에는 이준석 전 대표를 비롯해 천하람 순천갑당협위원장 등 청년 정치인들이 일정 존재한다"며 "반면 민주당에는 세대교체를 제대로 못 해서 (대체할 만한 세력이) 없다. 강점으로 두 가지, 즉 다양성과 인재풀을 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외부 위협 요인으로는 '대통령실의 공천 개입'을 한목소리로 말했다. 앞서 3·8 전당대회 당시 국민의힘은 사실상 대통령실의 개입으로 유력 당권 주자들이 출마를 포기하는 등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내년 총선에 이 같은 전례가 반복된다면 자칫 후폭풍을 맞을 수 있다는 평가다.
이 평론가는 대통령실 개입이 여당의 '외부 위협 요인'으로 볼 수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뒤 지난 전당대회 당시 대통령실 개입 배경에 내년 총선 공천이 있지 않겠느냐고 추측했다. 그는 "(대통령실 공천 개입 여부가) 가장 결정적인 변수가 될 거라고 본다. 지난 전당대회 때 대통령실 개입이 과도하지 않았느냐. 결국 공천과 관련이 있는 것"이라며 "대통령실이 공천에 개입했을 경우 결국 민심과 동떨어진 후보들을 양산하는 거다. 당연히 불리할 수밖에 없는 위험 요소가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박 평론가도 "대통령실의 공천 개입은 전체 민심에 엄청난 역풍을 촉발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외부 기회 요인에 대해서는 외교 문제, 야당 약재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박 평론가는 최근 윤석열 정부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치는 '외교 문제'가 총선에서는 오히려 기회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일제 강제징용 배상 해법 등 외교 문제에 있어서 총선 시기에 풀릴 수 있다. 왜냐하면 미국과 일본은 윤 정부가 총선에서 이기기를 바라기 때문"이라며 "지금 우리가 '물 잔'의 반을 채워놨는데, 미·일이 나머지 절반을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채울 수 있다. 이 경우 윤 정부가 문재인 정부보다 한·미·일 외교 관계를 훨씬 잘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윤 대통령이 소위 '정치 초보'라는 점도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게 박 평론가 주장이다. 그는 "윤 대통령은 사실 정치권의 초보이지만, 초보라고 해서 다 나쁜 게 아니다"라며 "이를테면 '3대 개혁(노동·교육·연금개혁)'에 대해 청사진 제시나 타협 등 국정 개혁과 관련해 이전과 다르게 국민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동력을 만들어 낼 가능성도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이 평론가의 경우 외부 기회 요인으로 야당 악재와 국정 성과 등을 거론했다. 그는 이재명의 '사법 리스크'나 최근 논란이 된 이른바 민주당의 '쩐당대회' 등에 대해 "당연히 반사적 이익을 줄 수 있다"고 수긍했다. 이어 "또 원전 수주나 방산 수출 등 국정 성과를 내는 것도 자력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