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정리 경계심리 확산 영향
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주단이 이달 중 본격 가동되는 가운데, 채권시장 참여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금리는 고개를 들었다. 6월 대거 만기를 앞둔 브릿지론 부실정리에 대한 시장 경계심이 확산되면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개월 만기 A1등급 PF-ABCP의 일별 금리 평균은 지난 13일 4.4%를 기록했다. 지난 2월 말에는 4.0~4.1%까지 내렸지만, 이달 들어 4.5%를 넘어서는 등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신용도가 더 낮은 A2등급 PF-ABCP의 일별 금리 평균은 9%에 육박하기도 했다. 지난달 초 평균 5%대를 기록했으나 이달 11일에는 8.9%, 13일에는 7.8%로 집계됐다. 단기자금시장의 바로미터 격인 기업어음(CP) 91일물 금리는 다르게 움직였다. CP 91일물 금리는 2월 말 4.02%를 기록, 이후 글로벌 긴축정책 완화 기대감이 반영되면 지난달 말부터 4.0% 아래로 내려앉았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부실 사업장 선별작업이 본격화되면 PF 유동화증권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는 PF-ABCP 금리 상승 배경으로 대주단 협약 가동을 꼽았다. 김은기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PF-ABCP의 수요가 감소한 것은 이달 대주단 협약 체결을 앞두고 금융기관들이 PF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를 줄였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며 ““대주단 협약 과정에서 정상 사업장과 부실 사업장으로 '옥석 가리기'가 시작되고 협약 체결에 만기 연장과 같은 조항이 적용되면 뜻하지 않게 상환이 지연되는 상황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이를 피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중 모든 금융권이 참여하는 PF 대주단 협약을 가동한다. 우려되는 업장이 정상 궤도에 오르도록 사업 재구조화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부실이 심각한 업장은 매각·청산이 이뤄질 수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중소형 증권사들의 PF-ABCP 매입 프로그램 운용 기간을 기존 5월 말에서 연말까지 늘리기로 한 상태다. 프로그램은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후 사업장의 유동성 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가동해왔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