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옵티머스’, 혼다 ‘푸시’ 등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속도
미래車, 로봇 인지 기술과 시너지…완성차 사업 확장 ‘탄력’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로봇 기술이 미래가 아닌 일상에 스며들고 있다. 자동차업계가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로봇 상용화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착용로봇 통합 브랜드 ‘엑스블(X-ble)’의 라인업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로봇을 의료와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확대 적용하기 위해서다. 앞서 현대차는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국가에 엑스블에 대한 상표 등록을 진행한 바 있다.
엑스블의 첫 제품은 의료용 착용로봇 ‘멕스(MEX)’다. 멕스는 현대차 로보틱스랩이 보행이 어려운 이동 약자의 하지 근육 재건을 위해 자체 개발했다. 특히 현대차는 최근 서울아산병원 등에 멕스 2대를 기증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현대차는 향후 2년간 병원과 함께 멕스의 보행재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멕스 기증을 통해 의료용 착용로봇을 고도화하고 더 많은 환자들의 이동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업계는 멕스뿐 아니라 근로자의 힘을 보조해주는 착용로봇 ‘벡스’, ‘첵스’의 산업현장 내 활용성도 차츰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배송로봇의 이동성도 실내에서 실외로 확장하고 있다. 우선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경기도 수원의 주상복합 단지 ‘광교 앨리웨이’와 경기도 화성시 소재 ‘롤링힐스 호텔’에서 로봇을 활용한 자율주행 배송 서비스 실증사업을 시작했다.
서비스에 투입된 로봇은 무선통신으로 공동현관문을 열 수 있고, 엘리베이터 관제 시스템과 연동해 엘리베이터를 호출한 뒤 주문 세대로 물건을 배송할 수 있다. 이 로봇은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한 ‘플러그 앤 드라이브 모듈(PnD 모듈)’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현대차 사내 스타트업에서 분사한 모빈(MOBINN)의 경우 지난 3일~23일 높은 계단과 비탈진 보도를 이동하는 배송로봇 상용화 테스트를 진행했다. 지난달 실외 이동 로봇을 보행자에 포함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관련 서비스가 점차 확산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는 전기차 자동충전 로봇(ACR) 상용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ACR은 3D 카메라와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적용해 충전구 위치, 날씨 등 변수에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ACR 상용화를 위해선 표준이 좀 더 확정돼야 한다”면서 “3~4년 후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테슬라도 로봇 개발에 진심이다. 테슬라는 테슬라봇으로 불리는 AI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개발 중이다. 테슬라는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옵티머스 모형을 국내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다. 모형은 키 173cm로 사람과 유사한 체형을 지녀 관람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9월 ‘AI데이’에서 옵티머스를 선보이며 “3~5년 내 2만달러에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토요타자동차와 혼다자동차도 일찌감치 로봇 개발에 착수했다. 토요타는 2017년 휴머노이드 로봇 ‘T-HR3’를 공개했고, 혼다는 손의 유용성을 강화한 새 휴먼로봇 ‘푸시(push)’의 실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자동차 제작사들의 로봇 사업 확장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제조업은 로봇 이용률이 가장 높은 산업일 뿐 아니라 자율주행 등 미래차 기술이 로봇 분야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지능형 자동차와 지능형 로봇은 같은 말”이라며 “로봇 인지 기술이 자율주행차에 필수 사양인 만큼 미래차를 개발하는 글로벌 업체는 로봇 기술 고도화를 함께 추진하며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좌우명 :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