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최근 몇 년간 IT 산업에서의 개발자 및 엔지니어들의 이직이 잦아졌다. IT 산업은 갈수록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인재 확보와 유지에 매우 큰 비용을 지출하고 있음에도, 이직률이 지속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MZ세대의 경우, 높은 자유도와 유연한 근무환경, 공정한 보상 체계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이러한 요소를 충족시키는 기업 선호현상으로 이직률이 증가하고 있다.
본고에서는 MZ세대 IT기업 엔지니어의 특징을 이해하고 정착률 향상 측면에서 효과가 있었던조직관리 정책을 다루고자 한다. 단순히 기업 내에 MZ세대 인재를 유지하는 방법이기 보다 한 명의 직원을 어떻게 양성하고, 자신의 사회적 가치를 깨닫게 하며, 동료들과의 협업을 통해 인정받고, 더불어 성장하는 팀 리더가 되는 과정이야말로 진정한 정착이라고 본다.
채용 포털사에서 MZ세대 직장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통해서 MZ세대를 이해해 보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0명 중 8명은 현재 직장을 평생직장이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한다. 심지어 MZ세대는 입사하자마자 다음 이직할 회사를 찾고 있다고 한다. 정년이 보장되지 않는, 직업의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는 피고용자의 불안이 그대로 반영된 설문 결과다. 그들이 이직하는 이유를 들여다 보면 낮은 급여, 복지환경, 과도한 업무량, 보장되지 않는 워라벨 등등이 있지만, 불합리한 조직문화를 경험했을 때 이직을 결심했다는 응답이 60% 이상으로 가장 높았다.
기업 입장에서는 밀레니엄 세대 관리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응답이 57.2%로 나타났다. 조직보다 개인을 우선시하고, 퇴사‧이직을 과감하게 실행하며, 불이익에 민감한 MZ세대의 강한 개성으로 인해 조직 융화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자유롭고 편한 분위기의 근무환경 조성이나 워라벨을 배려하고 개인 취향을 존중하는 기업문화로 탈바꿈하려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디테일한 부분에서 이해 충돌을 경험하고 있다.
우리 회사도 전체 IT엔지니어의 70% 이상이 20대 후반, 30대 초반으로 대표적인 MZ세대 중심의 기술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2021년도에 30% 가까운 기술인력이 이직을 선택했고, 나머지 엔지니어들도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이들을 위하여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하고 MZ세대간의 동년배문화를 구성할 수 있는 방안을 시행해 왔다.
기술 조직 내부에서 가장 큰 화두는 “어떻게 하면 엔지니어링 문화를 정착시킬 것인가?”였다.상투적인 이야기이지만, 기업의 모든 직장인들에게 ‘비전과 조직문화’는 직장인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상징과 같은 것이다. MZ세대 개인에게 명확하고 구체적인 회사의 비전을 이해시키는 것은 자신의 사회적 가치를 찾고 목적의식을 심어줄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다. “데이터로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 “Cloud에서 데이터를 가장 잘 다루는 기업” 이런 슬로건은 회사가 기술적으로 지향하는 명확한 방향을 제시해 준다. 이를 바탕으로 개별 엔지니어가 고객 사에서 진행한 서비스에 대하여 사회적으로 어떤 기여를 했는지, 매번 리뷰와 피드백을 진행하고 있다.
기술조직 운영 측면에서 MZ세대 중심의 수평적인 동년배 문화를 구축하고 학습 조직화하는 것도 매우 큰 효과가 있었다. 과거 Legacy 기술은 한 개인의 기술적인 성숙도를 중심으로 평가 받았다면, Cloud 시대는 팀의 기술력이 프로젝트의 품질을 좌우한다. 잘 조직화된 팀 구축을 통해 손발이 잘 맞는 팀워크를 발휘하게 되면 프로젝트는 수월하게 진행된다. 이러한 팀은 수명이 길고, 퇴사율도 낮다. 팀의 규모는 흔히 말하는 “One Pizza Team” 정도로 프로젝트 수행팀뿐만 아니라, 학습조직으로도 효율성이 매우 높다.피자 한판을 나눠먹을 수 있는 4~5명 단위의 소규모 팀을 여러 개 만들어서 프로젝트와 학습을 진행했을 때, 가장 효과가 좋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회사에서는 물리적인 관리 조직으로 다섯 개의 팀이 구성되어 있지만,가상 학습조직도 운영하고 있다.Cloud 엔지니어와 데이터 엔지니어로 구성된 다섯개 팀은 다양한 교육과 세미나를 공유하고 있고,계획된 일정의 교육뿐 아니라, 수시로 세미나와 기술공유(리뷰 &피드백)를 통하여 상시 학습조직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시니어로 구성된 Evangelist Group을 운영함으로써, 대다수 MZ세대로 이루어진 주니어 기술그룹을 이끌고 조직화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하고 있다 Evangelist group은 새로운 기술분야를 주니어그룹에 이식하고 성숙시켜 프로젝트에 반영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공부하고 가르치는 역할을 한다. MZ세대들이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원하지만 실력있고 경험 풍부한 기술리더가 요구하는 수직적 조직문화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수긍하는 측면이 있다.
다른 측면에서 MZ세대에게는 근무환경이 끼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깨어있는 시간 동안 가족보다 두 배 이상의 시간을 직장 동료들과 마주하고 있는 공간이 열악하다면 근무 생산성은 분명히 떨어질 것이다. 유연근무제나 재택근무를 선택한 것도 근무환경 개선이나 개인의 워라벨 향상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본다. MZ세대에게 “눈 앞에 사람이 보여야만 조직이 통제되고 일이 진행된다”고 보는 것은 전근대적인 발상이다. 회사에서는 협업툴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인력 사용 현황에 대한 더 디테일 한관리가 가능하다.
또 한가지 기술조직의 운영에 있어서 중요한 포인트가 공정한 평가다. MZ세대는 자신의 업무강도나 성취에 비하여 타인의 결과가 높게 평가되는 것은 “상대적 박탈감”뿐 아니라, “불합리한 조직운영”이라고 판단한다. 연초에 각 기술리더들은 구체적인 KPI를 개인별로 면담하고 설정한다. 어떤 기술을 익히고, 자격을 취득하고, 어떤 난이도의 프로젝트를 수행할 것인지 세부적으로 정의하고, 다른 팀과의 기술교류를 통한 시너지 방안이나, 더 나아가 회사 매출에 기여하는 부분까지 협의한다. 면담은 연간 수시로 진행하고, KPI를 변경해 목표를 재설정해 주는 것도 좋다. 이러한 구체적인 성과목표 설정은 공정한 평가로 이어지고, 스스로가 정한 KPI를 통하여 MZ세대 개인의 개성과 창의성을 도출할 수도 있다. 실제로 엔지니어들의 아이디어로 새로운 사업이 시작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회사에서 MZ세대를 이해하고, 조직문화를 개선하려는 노력의 결과 2022년도 자발적 퇴사율은3%를 넘기지 않았다. 1년 동안 200회가 넘는 교육과 세미나, 기술공유가 있었고, 강제적인 문화에서 자발적인 참여로 바뀌었다.
MZ세대는 기존의 권위적인 조직문화에 도전하고 있다. 기업에서는 MZ세대의 민주적이고 개방적인 문화를 받아들이고, 그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러한 조건이 갖춰지면, MZ세대는 조직 내부에서 활기찬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