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노조, 최대실적에 파업 불사 의지
‘실적 부진’ 삼성전자·포스코도 인상요구에 난색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의 계절이 돌아왔다. 올해는 협상 테이블에 앉기 전부터 노동조합이 파업 불사 의지를 내보이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최대실적을 낸 현대자동차·기아는 다음달 임단협 첫 상견례를 진행한다. 양사 노사는 역대급 성적표에 걸맞은 최고 수준의 요구안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가감 없이 보이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정년연장 요구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노조는 교섭 전부터 ‘파업’ 가능성을 언급하며 사측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다만 사측은 정년연장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하반기 수요 위축 우려는 물론 사회적 합의 등을 고려했을 때 정년연장을 받아들이긴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일각에서는 정년연장은 5만명에 달하는 노조원 규모와 업계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사회적 합의가 선결돼야 하는 문제라고 지적한다. 올해 교섭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는 이유다.
역대 최악의 실적을 거둔 삼성전자도 임금협상을 두고 노사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95.5% 감소했다. 2분기 실적 회복 회복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조는 쟁의권까지 확보하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달 노사협의회에서 반도체 불황을 고려해 올해 기본 인상률 2%, 성과 인상률 2.1% 등 총 4.1% 인상안에 합의했지만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조합원 설문과 경쟁사 연봉 등을 고려해 10% 인상률을 제시한 상태다.
포스코그룹 노사도 파열음을 예고했다. 노조는 사상 최고 수준인 기본급 13.1% 인상, 조합원 대상 자사주 100주, 성과 인센티브(PI) 제도 신설 등을 요구하고 있다. 포스코 노조는 지난달 28일 임단협 출정식을 열고 “지난해 침수된 포항제철소에서 조합원들은 피땀 흘려 복구를 마쳤는데도 12월경 경영진들은 스톡 그랜트, 무상주식 지급 결의가 한창이었다”며 “이번 임단협에선 1만 조합원이 뒤에 있기에 조합원들이 원하는 안을 회사가 내놓을 때까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단협을 둘러싼 하투(夏鬪)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국회에서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강행 처리를 추진하고 있어 경제계의 우려가 높아지는 형국이다.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은 최근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5년여간 우리나라에선 기업이 ‘을’이고 노조가 ‘갑’이었다”며 “노란봉투법이 통과한다면 세계 유례 없이 노조법을 바탕으로 기업이 손해배상을 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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