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미래·삼성·한투 1분기 당기순 2000억원 넘어
“CFD 리스크에 투자심리 악화·미수채권 발생 우려”
“CFD 리스크에 투자심리 악화·미수채권 발생 우려”
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글로벌 증시 상승, 운용 손익 증가에 주요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다만 SG증권발 하한가 사태로 인한 차액결제거래(CFD) 리스크와 주식 거래량 감소는 향후 과제로 꼽힌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이 올해 1분기 실적개선에 성공했다. 키움증권은 1분기 전년 동기보다 107% 증가한 29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15.7% 증가한 2382억4000만원, 삼성증권은 66.4% 증가한 252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한국투자증권(2621억원), 메리츠증권(1998억원), NH투자증권(1841억원), KB증권(1406억원), 신한투자증권(1194억원), 하나증권(834억원) 등이 올해 1분기 호실적을 냈다. 올해 초부터 이어진 글로벌 증시 상승에 투자심리가 되살아난 것이 실적 반등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에서 일부 테마 업종 중심으로 거래가 급증하며 우려보다 양호한 브로커리지 실적을 시현했다”며 “거래대금뿐만 아니라 신용거래융자 및 고객예탁금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달 발생한 SG증권발 주가조작 사태로 인한 CFD 미수금 리스크와 거래대금 감소는 증권업계의 2분기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달 들어 투자자 예탁금도 감소했다. 지난달 말까지 53조원대를 유지하던 투자자 예탁금은 2일 54조2422억원을 찍은 후 줄곧 내려 9일 49조5629억원까지 내리다 이후 50조원대를 유지 중이다. 임희연 신한증권 연구원은 “CFD 리스크에 따른 전반의 투자심리 악화가 불가피하고 미수채권 발생에 따른 충당금 적립이 예상된다”며 “CFD 신규 가입 중단, 제도 개선 등으로 향후 손익 위축 개연성 또한 배제할 수 없어 2분기 실적이 1분기 대비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CFD거래 관련 실질적 손실규모는 분기 말 확정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CFD 거래잔액은 2조7697억원으로 지난해 말(2조3254억원) 보다 19.1% 늘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서는 3월 말 기준 교보증권의 CFD 거래잔액이 가장 많았다. 교보증권의 CFD 거래잔액 규모는 618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키움증권(5576억원), 삼성증권(3503억원), 메리츠증권(3446억원), 하나증권(3400억원)이 뒤를 이었다. CFD는 고객이 증거금을 납부하면 증권사가 증거금의 최대 2.5배 주식을 매입해주는 장외파생계약으로 전문투자자만 거래할 수 있다. 최대 2.5배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한 CFD 거래 특성상 주가가 내려가면 주식의 손실분도 2.5배 커져 빚이 된다. 업계에서는 라덕연의 투자자문업체 H사 투자자들이 SG사태로 대규모 빚을 지게 되며 중개 증권사들의 미수채권 손실 규모가 수천억원에 달한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미수채권으로 인한 중개 증권사들의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