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은행 평균 예대율 95.3%…수신액 넉넉
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시중은행의 정기예적금과 저원가성예금 등 수신 규모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은 2%대까지 내려오면서 금리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국내 은행의 수신 잔액은 2204조9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3조4000억원 줄었다.
정기예금과 저원가성예금은 모두 감소세를 나타냈다. 4월 말 기준 국내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930조6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4000억원 감소했다. 가계자금은 유입됐으나 법인자금 유출이 이어지면서 지난 3월에 이어 두달 연속 감소세다. 저원가성 예금도 쪼그라들었다. 국내 은행의 수시입출금식 예금 잔액은 858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1.7%(14조8000억원), 전년 대비 14.6%(147조3000억원) 가량 감소한 수치다.
은행 수신액이 감소한 이유는 금리 매력이 떨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은행들은 올 들어 전반적으로 수신 금리를 내리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19개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 40개 중 기준금리(3.5%)보다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 상품은 30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기본금리가 연 2%대인 상품도 6개나 됐다.
지난해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인상됨에 따라 은행권도 일제히 수신금리를 올렸다. 지난해 11월 은행권 정기예금은 최고 5% 이상을 기록한 바 있다. 현재 기준금리가 지난해 11월보다 더 올랐음에도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과 하반기 기준금리가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타나면서 하락했다.
은행 예금금리는 하반기도 하락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대출금리를 낮게 유지하려면 조달비용을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은행들의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 비율)도 하락하면서 조달이 급하지 않은 상황이다. 1분기 말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예대율은 평균 95.3%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2.6%p 낮아졌다.
시중은행에서는 수신액이 이탈하자 최근 정기예금 금리를 소폭 인상하기도 했다. 우리은행의 ‘WON플러스 예금’의 금리는 3.53%에서 3.62%로 0.09%포인트(p) 올렸다. 부산은행 ‘the특판예금’의 금리는 3.5%에서 3.55%로 0.05%p 인상했다. 산업은행도 ‘KDB정기예금’의 금리를 최대 0.1%p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