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비용 부담 높아졌지만 ‘평판 관리’ 선택
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보험사들이 만기가 도래한 콜옵션(조기상환권)에 대응하고,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따른 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등 자본성증권 발행을 서두르고 있다.
31일 보험업계 따르면 신한라이프는 지난 5월19일 이사회를 열고 후순위채를 2000억 원 규모로 발행하기로 했다. 이번 후순위채 발행은 다음 달 콜옵션 행사일이 도래하는 후순위채 2000억 원을 조기 상환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KDB생명도 같은 날 216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KDB생명은 과거 해외에서 발행했던 2억달러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행사일인 5월22일에 조기 상환에 착수했다. 이밖에 DGB생명보험과 DB생명보험도 각각 후순위채 500억 원, 30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을 완료했고, 이보다 앞선 4월에는 한화생명이 첫번째 콜옵션 도래일에 맞춰 조기상환을 실시했다.
보험사들이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등 자본성 증권의 콜옵션 행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배경은 채권시장에서 평판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금리가 크게 올라 보험사들이 채권을 신규 발행할 경우 조달 비용 부담이 높아진 상황이다. 다만 작년 하반기 흥국생명이 외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이행하지 않아 채권시장에 충격을 준 사례가 있어, 비용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콜옵션 행사에 나서는 추세다.
K-ICS 도입에 따른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한 자본성 증권 발행도 이어지고 있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달 후순위채를 800억 원 규모로 발행했다. 교보생명은 최근 5000억 원 규모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교보생명은 연말까지 최대 1조1500억 원의 자본성증권을 국내외에서 발행해 자본을 확충하겠다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농협생명과 하나생명도 각각 1월과 3월에 신종자본증권 2500억 원, 1800억 원을 발행한 바 있다.
업계에선 보험사들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보험사 신종자본증권 발행 규모는 1조3500억원으로 2021년 대비 2.6배 늘었다. 올해 1분기에만 신종자본증권 7400억 원을 발행해 이미 작년 발행의 절반 수준에 도달했다. 올해 3분기에는 올해 보험사 신종자본증권 규모 콜옵션 도래분 전체의 약 88%가 쏠려 있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콜옵션이 도래하는 보험사 달러화 신종자본증권도 조기상환 가능성이 높다”면서 “국내 금융기관이 발행한 자본성증권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하반기부터는 보험사의 자본성증권 발행 환경이 좀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과 함께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수단을 확대할 수 있게 보험업법 개정이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보험사에서 상각 조건 및 스텝업 조항이 미포함된 조건부 자본증권에 대한 발행도 가능해져 금융지주, 은행과 마찬가지로 조건부 자본증권을 발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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