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포스코 광양제철소 하청업체 탄압 중단을 요구하며 망루 농성을 벌이던 한국노총 간부가 체포됐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 개혁’과 민주노총 건설노조 간부 양회동 씨의 분신 사망 등으로 악화하던 노정 관계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 한번 얼어붙고 있다. 다음 달 1일 열릴 예정이던 노사정 대표자 간담회는 불과 하루를 앞두고 무산됐다.
31일 전남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31분께 전남 광양제철소 앞 도로에 높이 7m의 철제 구조물을 설치하고 고공 농성 중이던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김준영 사무처장이 경찰이 휘두른 경찰봉에 부상을 입었다.
경찰이 사다리차를 이용해 농성 중이던 김 사무처장에게 다가갔고, 김 사무처장이 쇠 파이프 등을 휘두르며 저항하자 이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진압 경찰관들도 김 사무처장이 휘두른 쇠 파이프 등에 맞아 어깨·손 등을 다쳤다.
경찰은 플라스틱 경찰봉으로 김 사무처장을 제압했다고 설명했으며, 김 사무처장은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뒤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경찰은 추락 위험이 있고 주변 차량흐름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해 강제 진압에 나섰다고 밝혔다.
김 사무처장은 지난 29일부터 광양제철소 하청업체에 대한 포스코의 부당 노동행위 중단을 촉구하며 고공 농성 중이었다.
경찰은 전날 농성장 에어매트 설치 작업을 방해한 한국노총 금속노련 김만재 위원장을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체포했다.
한국노총은 경찰의 폭력적인 과잉 진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노총 김동명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전국노동위원회 노동존중실천국회의원단과 공동으로 ‘폭력 진압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6월 1일 노사정 대표자 간담회가 예정돼 있었다”면서 “그러나 연이어 자행된 윤석열 정권의 폭력 연행과 진압을 보며 한국노총은 윤석열 정권이 노동계와 대화할 생각도 의지도 없음을 분명히 확인했다”며 불참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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