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방안으로 한국판 '보스턴 클러스터' 육성을 강조하고 이를 위한 규제 완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스턴 클러스터는 지역 명문대인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와 하버드대학을 중심으로 연구소, 병원, 1000개 이상 기업 등이 몰려 있는 세계 최대의 바이오산업 단지다. 윤 대통령은 연구·지원기관이 지식·기술을 창출하는 결집체인 클러스터를 선별해 집중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1일 서울시 마곡동에 위치한 '서울창업허브M+'에서 주재한 제5차 수출전략회의에서 "경제위기는 생산성 향상으로 극복해야 하는데 향상은 첨단과학기술밖에 없다"며 "클러스터의 성공적 작동을 위해 불합리한 규제는 과감히 풀어주고 자유시장경제에 기반한 공정한 보상체계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의 글로벌 시장 경쟁은 특정 나라와 특정 기업 간 경쟁이 아니고 그 기업을 백업해 주는 협력 업체뿐 아니라 한 분야의 생태계 클러스터 대 클러스터의 집합적 경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정부가 갖고 있는 재정을 가지고 선도적 투자함으로써 민간 투자가 유입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며 첨단 산업 클러스터 육성을 위한 정부의 역할을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지난 4월 미국 국빈 방문 당시 찾았던 미국의 보스턴 클러스터를 언급하며 "보스턴 클러스터는 MIT라고 하는 공학 기반만 갖고 된 것이 아니다"며 "공정한 시장 질서와 그에 기반한 공정한 보상체계가 자리 잡고, 여기에 공학, 의학, 법률,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최고 인재들이 모이게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의 협력체계에 의해 세계 최고의 첨단기술들이 계속 쏟아져 나오고 미국을 세계 최강국으로 만든 원인"이라며 "보스턴에 가서 보셨겠지만 어느 한 공간에다 연구소, 대학, 투자기관 등을 공간적으로 집합 배치시킨 수준이 아니고 유기적으로 밀접하게 연결시키면서 기술개발과 가치 창출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바이오와 같은 첨단산업 클러스터 육성을 위해 국제 교류와 협력이 필수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미국 방문 당시 협의한 한국과 보스턴 간의 '바이오 동맹'이 서울대병원과 MIT의 디지털 바이오 연구 협력 모델 추진 등으로 구체화돼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도 국제연구기관 간 협력 체계에 관심을 갖고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이제 파트너십이 아니라 얼라이언스(alliance)개념으로 가야 한다"며 "우리끼리만 하는 것으로는 좋은 결과를 내기 어렵다고 본다. 우리 연구진들도 해외 연구진, 기업과 함께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토론에서도 정부는 윤 대통령의 제도 개선 지시에 따라 입주 업종 규제 완화와 바이오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금융지원 강화 등의 대책을 내놨다. 여러 분야에 재정 지원을 하던 기존 클러스터 육성 정책을 경쟁력 있는 클러스터를 선별해 집중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한다. 특히 반도체와 바이오, 2차전지 등 12대 국가전략 산업을 기반으로 한 혁신 클러스터의 환경을 최고 수준으로 개선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