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檢 편파수사 도마에… 경제민주화 촉구
[매일일보 김민지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과 함께 정국 향배를 가를 분수령으로 예상되는 19일부터 닷새간의 정기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여야는 각종 정국 현안을 무대에 올려 놓고 격렬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과 특검 도입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수사결과 발표 △국회선진화법 개정 논란 △감사원장 후보자 등의 국회 임명동의 문제 등으로 인한 대치정국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임에 따라 여의도에는 벌써부터 전운이 감돌고 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정쟁 이슈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경제활성화 대책 마련을 촉구할 예정이다.
반면 민주당 등 야당은 국가정보원을 비롯한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과 검찰의 ‘편파수사’를 도마 위에 올리는 한편 복지와 민생 분야의 대선공약 파기, 부자감세 철회, 경제민주화 등을 촉구한다는 전략이다.
첫날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의 주된 화두는 단연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사건이다.
야당은 지난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을 중심으로 국군사이버사령부, 국가보훈처 등 국가기관들이 조직적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불법 정치활동을 한 의혹이 있다며 특검 수사와 국정원 개혁을 위한 특별위원회 설치를 촉구하기로 했다.
정치개입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국회 내에 국정원 개혁특위를 설치해야 한다는 요구도 강하게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 수사에서 부당한 외압을 의혹을 받고 있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해임도 야당의 주 공격메뉴로 꼽힌다.
이에 맞서 새누리당은 야당의 특검·특위 요구를 ‘국정 발목잡기’로 몰아붙인 뒤 지난 대선 때 있었던 전국공무원노조와 전교조의 선거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며 맞불을 놓을 방침이다.
또 통합진보당 정당 해산 요구와 ‘종북 세력’ 국회 입성에 대한 민주당 책임론으로 반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이 내란음모 혐의로 기소된 이석기 의원 등 종북 세력의 ‘숙주’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며 공세를 퍼붓는 동시에 통진당의 해산 필요성을 집중 거론한다는 것이다.
외교·통일·안보 분야에서는 우선 교착 상태에 빠진 남북관계와 관련, 새누리당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등 박근혜정부의 대북정책과 외교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북핵 문제 해결과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외교적 전략을 짚어볼 계획이다.
민주당은 최근 박 대통령의 유럽 순방 중 대북 메시지가 오락가락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할 방침이다.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은 경제활성화를 우선하는 새누리당과 민생·복지 공약의 후퇴를 저지하려는 민주당의 시각차가 뚜렷하게 대비될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은 경기침체 가능성을 앞세워 경제민주화보다는 경제활성화가 더 시급하다는 논리로 정부의 관련 대책을 독려할 예정이다. 복지 예산이 전체 예산의 30%가 넘는다는 점에서 복지 분야 재정지출을 늘리기보다는 일자리 창출 등의 성장 관련 예산이 더 중요하다는 주장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민주당은 박 대통령이 기초연금과 무상보육 등의 대선공약을 파기하고 있다며 대대적인 공세를 펴는 동시에 민생살리기 정책을 촉구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전월세 상한제 도입, 학교 전기요금 인하, 중소기업 살리기 등 8대 민생법안의 도입을 강하게 요구하기로 했다.
교육·사회·문화 분야에서는 역사교과서 왜곡 논란을 둘러싸고 여야가 정반대 논리를 앞세워 정면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대다수 역사교과서에서 현대사 이슈를 '좌편향'적 시각에서 기술했다는 점을 문제삼기로 했다. 상당수 교과서가 학생들에게 반미, 친북 정서를 부추긴다는 것이 새누리당의 주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최근 논쟁을 낳고 있는 교학사 역사교과서의 친일·독재 미화 문제를 주 타깃으로 삼아 교육 당국을 집중 공격하기로 했다. '우편향' 논란의 중심인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의 사퇴도 촉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