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 관련 연구비용·시간 절약 성과 도출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기술 교류에 보수적이었던 전통 제약사들이 바이오 벤처와의 협력을 도모해 타 업계의 모범이 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통 제약사들은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슬로건을 내걸고 핵심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 벤처의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제약업계에서 활용되는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에는 보통 바이오 벤처가 갖고 있는 △신약 후보 물질 도입 △신약 개발에 유용한 차세대 기술 도입이 활용된다.
신약 하나를 전통적인 방법으로 개발할 경우 통상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며 1조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 연구소 단위에서 시작한 바이오 벤처는 개발 과정에서 자금 및 인력 부족으로 개발 원동력을 잃고 폐업 수순을 밟기도 한다. 인류 건강에 이바지할 혁신 기술이 돈 때문에 사라지는 셈이다.
대학이나 연구소 단위가 아닌 대형 제약사 입장에서 보면, 독자적으로 새로운 후보 물질을 찾는 것에 많은 시간과 인력이 소모된다. 따라서 전통 제약사 등은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바이오 벤처와의 협력을 통해 해당 신약 개발을 지속하는 동시에, 연구 비용까지 절약하는 윈-윈(Win-Win) 전략을 활용하는 것이다.
제약업계의 대표적인 모범 사례는 유한양행이 있다. 유한양행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는 동시에 벤처와의 상생까지 모색해 주목 받은 기업이다. 유한양행이 보유한 신약 파이프라인은 2015년 14개에서 30개 이상으로 늘어 2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대받고 있는 국내 1호 폐암 치료 신약인 ‘렉라자’도 애초에 오스코텍이 연구 중이던 후보물질을 발굴해 상용화에 이른 제품이다.
유한양행 연구개발의 결정체인 국내 1호 폐암 치료 신약이자 국산 31호 신약 렉라자는 국내 의료기관에서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각광 받는 중이다. 제약업계에선 2025년까지 국내에서만 1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제이인츠바이오로부터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KI) 신약 후보 물질인 'JIN-A04'를 도입하는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4298억원으로, 계약금 25억원과 향후 개발·허가 및 매출액에 따른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포함한다.
전세계적으로 임상시험 수요가 늘어나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임상 진행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JW중외제약은 개방형 혁신 전략을 활용, 새로운 임상모델을 발굴해 업계에 새 비전을 제시할 방침이다.
JW중외제약과 연구법인 C&C신약연구소는 자체 신약 과제에 대한 중개연구강화를 위해 AI(인공지능), 오가노이드, 제브라피쉬 등의 기반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국내외 바이오기업과 공동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제약사와 기초·임상연구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연구개발 전략으로 신약개발 초기단계에서부터 임상단계까지 발전시키고 있다. 신약개발에 있어서 비임상과 임상 간의 불일치(gap)를 줄여 효율성과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C&C신약연구소는 정밀의료 혁신기업 ‘엠비디’와 3D 암 오가노이드 진단 플랫폼 기반의 혁신 항암제 개발에 나섰으며, 신약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제브라피쉬 모델 전문 비임상시험기관인 ‘제핏’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제브라피쉬는 열대어류로 인간과 유전적 구조가 80% 이상 유사해 포유류 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비임상 중개연구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제브라피쉬를 비임상(동물실험)에 활용하면 실험비용을 포유류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JW중외제약과 핵심 기술사의 효율성 높은 임상 기술이 업계에 확대된다면, 의약품 가격 안정에도 기여해 국민의 의료 수준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