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중반 이율 예금 상품 속속 등장
자금이탈 막기 안간힘...수신금리 줄인상
자금이탈 막기 안간힘...수신금리 줄인상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저축은행들이 올해 1분기 저조한 실적을 거둬 허리띠를 졸라매야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4%대 중반 금리 예금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지난해 말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은행 예금 쏠림'에 대응하기 위해 예금 금리를 올렸던 저축은행들이 해당 예금 상품의 만기 도래에 따른 자금이탈을 막기 위해 다시 한번 예금 금리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다올저축은행은 최고 연 4.5% 이자율을 제공하는 'Fi 하이브리드 정기예금'을 전날 출시했다. 전날 저축은행중앙회 공시 기준 업계 최고 금리 예금상품이다. 별다른 우대조건 없이 만기만 유지하면 4.5% 금리를 그대로 적용한다. 최대 금액 제한도 없다. 특히 예금 입출금이 자유로운 파킹통장의 성격도 결합한 점이 특징이다. 예치기간 중 3회(만기 해지 미포함)까지 분할 해지가 가능하고, 이때 적용되는 금리도 3.5%에 달한다. 통상 정기예금 상품들이 중도해지할 경우 약정 금리의 0.1~70%가량만 제공하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그밖에 다른 CK저축은행, 참저축은행, 상상인저축은행도 연 4.42~4.45% 금리 정기예금 상품으로 고객몰이에 나섰다. SC제일은행(최고 연 4.10%), BNK부산은행(최고 연 4.00%) 등 시중은행들도 4%대 정기예금 상품을 내놓자 수신잔고 이탈을 막기 위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축은행 수신 잔액(말잔 기준)은 올해 1월 120조7854억원에서 지난 4월 114조6159억원으로 이미 6조원 넘게 감소했다. 다만 공격적인 수신 유치 전략을 지속할 정도로 저축은행의 사정이 녹록치 않다는 점이 문제다. 올해 1분기 저축은행 79곳의 순손실은 523억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 순이익 4561억원에서 5000억원가량 급감했다. 전체 업계 실적이 순손실로 돌아선 것은 2014년 2분기 이후 9년 만이다. 계속된 고금리 상황에 시중은행 대비 고금리 상품을 팔았지만 유일한 자금조달원인 대출이 늘지 않으면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여신잔액은 지난 1월 115조6003억원에서 지난 4월 112억879억원으로 3조5000억원가량 줄었다.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출 최대 금리는 정해져 있고 자금조달 방법도 한정돼 상황이 여의치 않지만 지금보다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고금리 수신 상품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며 "수익성 관리도 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금융기관 금리를 살펴 빠르게 반영하는 등 당분간 상품 금리가 자주 변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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